국제 해킹 단체 ‘어노니머스‘ /트위터 캡처
‘우리민족끼리’ 명단 악용한 일베
회원들이 ‘해커 채팅방’에 욕설뒤
디도스 공격 받아 한때 접속장애
어노니머스는 기존 국가질서 거부
코리아 “다운과 무관” 주장했지만
한국지부 형태 사용 가능성 낮아
회원들이 ‘해커 채팅방’에 욕설뒤
디도스 공격 받아 한때 접속장애
어노니머스는 기존 국가질서 거부
코리아 “다운과 무관” 주장했지만
한국지부 형태 사용 가능성 낮아
극우 성향의 누리집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접속 장애를 겪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누리집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명단을 공개한 국제 해커조직 ‘어노니머스’가 이 회원명단을 가지고 ‘신상털기’를 하고 있는 일베 누리꾼들을 공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베 누리집은 7일 밤부터 8일 새벽 5시까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일베 관리자는 7일 밤 트위터에 “잠시 전부터 디도스 공격이 시작되어 누리집 접속 장애가 있다. 빠른 정상화를 위해 복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일베 누리집은 8일 오후까지도 정상 접속이 되지 않았다.
일베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어노니머스가 벌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어노니머스 코리아’는 7일 밤 트위터(@Anonsj)에 “어노니머스에서 일베를 공격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만약 어노니머스에서 공격을 하는 중이라면 충분히 그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오늘 낮 일베 회원들이 어노니머스의 아이아르시(IRC·인터넷 실시간 대화)에 와서 난리를 부렸다. 아이아르시 관리진분들은 ‘그만두지 않으면 한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적었다. 일베 회원들이 어노니머스 해커들이 사용하는 채팅방에 들어가 욕설이나 ‘도배질’을 해 이들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어노니머스 코리아는 “우리는 종북집단 색출의 의도를 가지고 해킹한 것이 아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고를 하기 위해서였다”라며 어노니머스의 명단 공개 행위가 일베 누리꾼들의 신상털기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친 바 있다. 어노니머스 코리아는 8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어노니머스 코리아는 이번 일베 (사이트) 다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어노니머스 코리아와 어노니머스의 관계는 모호한 상황이다. 어노니머스 코리아를 자처하는 트위터 계정이 복수인데다, 기존 국가질서에 반항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는 국제 해커조직이 국가성이 짙은 지부 형태의 이름을 사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견해도 있다.
어노니머스는 세계 각국의 검열을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와 정보 공유의 자유를 목표로 내세워, 익명의 조직원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노니머스는 2010년 말부터 위키리크스의 자금줄을 끊은 미국의 금융기관을 비롯해 민주화 시위를 무력진압해온 이집트·시리아 정부 등의 누리집을 공격하며 유명해졌다. 어노니머스 코리아의 운영자는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6월25일 북한 전산망을 추가 공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예고했다.
박현철 엄지원 이유주현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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