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에 내리는 눈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에 2~7㎝의 눈이 내린 서울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진눈깨비를 피해 퇴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여름에도 안녹는 다년생 얼음
20%이하로 줄어 ‘한기’ 못가둬
북반구 이상한파 등 계속될듯
20%이하로 줄어 ‘한기’ 못가둬
북반구 이상한파 등 계속될듯
전혀 4월답지 않은 날씨다. 9일 기온이 평년보다 내려간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기온이 뚝 떨어졌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진눈깨비까지 내렸다. 이런 이상기후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해 바다얼음의 면적이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두께도 점차 얇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바다얼음 면적 가운데 기온과 수온이 올라가면 쉽게 녹는 단년생 얼음 면적이 증가하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 전체에 한파 등 극한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위성자료를 이용한 2012~2013 겨울철 북극 해빙 분석’ 자료를 보면, 매년 9월 북극 해빙의 면적이 가장 줄어들 때도 녹지 않는 2년차 이상 다년생 얼음의 면적은 지난달 1일 기준으로 전체 1140만㎢의 17.2%인 196만㎢에 불과했다. 얼음의 두께가 얇아져 면적의 80% 이상이 매년 겨울철에 얼었다가 여름에 녹아버리는 단년생 얼음으로 바뀐 셈이다. 과거 1980년대까지 다년생 얼음과 단년생 얼음이 전체 해빙 면적의 절반 가량씩 차지했던 점과 견줘보면 매우 큰 변화다.
지난해 9월 북극 해빙의 면적은 360만㎢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고, 단년생 해빙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은 2010년 73%, 2011년 77%, 2012년 84%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태양열을 반사하던 얼음과 눈이 사라지면서 지표면이 열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런 기온 상승 때문에 얼음이 더 잘 녹는 온난화 증폭 현상의 결과라는 것이 기후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의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북극 해빙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우리나라에 이상기후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 지역에 겨울철마다 들이닥친 한파도 북극의 찬 공기와 중위도 지역의 비교적 따뜻한 공기 사이의 균형이 깨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극지연구소 김백민 선임연구원은 “북극이 뜨거워지면서 한기를 가두고 있는 공기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며 “해빙이 녹아서 공기 덩어리가 순환하지 못하고 한 곳에 머물며 혹한을 불러오는 현상도 당분간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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