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경북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 둑이 터져 저수지 물이 인근 주택가로 흘러들고 있다. 경주/뉴스1
농경지·주택 침수…인명 피해는 없어
경북 경주에서 저수지 둑 일부가 유실돼 주택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기고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 이 저수지가 붕괴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도 뚜렷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12일 오후 2시30분께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에서 흙으로 된 길이 210m 둑 가운데 10m가량이 유실됐다. 이 사고로 농경지 2㏊와 주택 30여채, 상가 20여곳, 차량 10여대가 침수됐다. 저수지에서 남동쪽으로 300m쯤 떨어진 마을 주민 100여명이 대피했다가 1시간30분 만에 되돌아왔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총 저수량 24만6000t인 이 저수지에는 당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사고가 나자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해 저녁 8시께 저수율은 5% 수준으로 떨어졌다. 1964년 12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이 저수지는 지난달 13일 맨눈으로 벌인 정기점검에서 ‘침하 및 누수 등으로 붕괴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D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별다른 보수공사를 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쪽은 “육안으로 하는 정기점검은 정확성이 떨어져서 다음달 정밀 안전진단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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