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 일대 터에 박 대통령의 생가터임을 알리는 조형물이 들어서 있다.
1952년 태어난 한옥집 있던 곳
상가 확장공사 마무리됐는데
대금 지급 제대로 안돼 큰 갈등
시공사, 소유주들 진입 막기도
상가 확장공사 마무리됐는데
대금 지급 제대로 안돼 큰 갈등
시공사, 소유주들 진입 막기도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난 대구 생가 터가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생가 터에 조형물까지 들어서 유명해졌지만, 정작 생가 터에 들어서 있는 건물에서는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져 각종 충돌까지 일어나며 시끄러워지고 있다.
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 일대 터는 박 대통령이 태어난 단층 한옥집이 있었던 곳이다. 1950년 12월12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씨가 대구 계산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이곳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박 대통령은 1년 뒤인 1952년 2월2일 이곳 한옥집에서 태어났다. 지금 박 대통령이 태어난 한옥은 사라졌고, 대신 그 자리에는 대형 상업건물이 들어서 있다.
박 대통령 생가 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유명해졌다. 박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 2월25일 대구 중구가 박 대통령이 태어난 생가임을 알리는 조형물을 설치하자, 대구시는 박 대통령 생가 터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을 잇는 3.5㎞ 구간을 ‘구국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골목투어 코스로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생가 터가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과 달리, 생가 터 위에 들어선 상업건물에는 올해 들어서 건물주들과 시공사들이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를 두고 큰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마찰은 이 건물의 소유주 10명이 2010년 9월 확장공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공사가 마무리돼가던 지난해 건물주는 확장공사를 한 12개 시공사에 12억4300여만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이들 시공사는 법원에 유치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섰고, 지난해 12월4일 대구지법은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도록 인정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 건물주들과 시공사들 사이에 본격적으로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유치권을 행사하며 소유주를 상대로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시공사들과 건물에 들어가려는 소유주 사이에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건물주 쪽 사람 7~8명이 건물 안에 들어가려다 시공사 관계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충돌이 일어나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때문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연면적 1251㎡)의 이 건물은 현재 지상 1층에만 가게 몇개가 영업을 하고 있을 뿐, 나머지 층은 텅 비어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출입금지’ 등 펼침막까지 내걸렸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폐쇄돼 있다.
16일 오후 박 대통령 생가 터를 지나던 대학생 황아무개(24·경북 경산시 임당동)씨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뉴스에 많이 나왔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의외로 황량하다. 박 대통령이 웃는 모습의 사진과 텅 비어 황량한 건물이 나란히 있는 게 뭔가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