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맨오른쪽)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개혁심의위원 위촉식에서 정종섭 위원장(맨왼쪽)을 비롯한 심의위원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종섭 위원장 등 9명 인선
이광범·하태훈 등 눈길
채동욱 총장 “국민과 함께 개혁”
이광범·하태훈 등 눈길
채동욱 총장 “국민과 함께 개혁”
검찰이 외부 인사들에게 사실상 조직 개혁의 전권을 넘겼다. 앞으로 한달간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검찰 개혁 방안을 결정하고, 검찰은 이를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검찰개혁심의위원회 위촉식에 이어 첫 회의를 열었다. 채동욱(54) 검찰총장은 회의 전 인사말에서 “기회는 두 번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지금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검찰에 의한 개혁’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총장의 강한 개혁 의지는 위원 인선에서 드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광범(54) 변호사다. 특별검사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헐값매입 사건’을 맡아 검찰의 기존 수사결과를 뒤집은 당사자다. 2010년 1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용산참사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으면서 미공개 수사기록 2160쪽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검찰이 거세게 반발하며 재판부 기피신청까지 냈었다. 검찰로선 껄끄러운 인물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맡았던 하태훈(54)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하 교수는 사법개혁추진위원회 기획연구팀장, 형사법개정특위 위원, 대법원 양형위원, 경찰청 경찰혁신위원 등을 지내면서 검찰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검사 명단을 발표하고 검찰총장 직선제 도입,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위원장을 맡은 정종섭(55)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태우 정부 말기 처음으로 특검제도 도입을 주장한 개혁 성향의 헌법학자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내가 검찰에게 반가운 사람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영근(56)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명동성(59)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 최혜리(48·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이창민(54) 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신종원(51)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시민사회부장, 역대 최연소로 서울변호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나승철(35)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이창재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뺀 9명 모두 외부 인사다. 이 기조부장은 “유불리를 가리지 않고 고언을 해줄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안건 논의를 시작한다. 1일 특별수사체계 개편, 6일 감찰 강화, 20일 검찰시민위원회 개선, 23일 검찰 인사제도, 29일 상설특검 도입 방안 등을 다룬다. 매 회의마다 위원회 입장을 정하면 이것이 사실상 검찰의 공식 입장이 되는 구조다. 이창재 기조부장은 “검찰총장은 위원회 의견을 존중할 마음을 갖고 있다. 사실상 기속력을 가질 것이다. 대단히 중요한 의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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