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날짜에 무더기로 가입·탈퇴
같은 비밀번호에 동일IP 사용도
검찰 확보 휴대전화 수백명 규모
같은 비밀번호에 동일IP 사용도
검찰 확보 휴대전화 수백명 규모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인터넷 게시글·댓글 등을 다는 활동에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백명의 휴대전화와 전자우편 주소를 검찰이 확보하고 이들이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한 내역을 파악하고 있어(<한겨레> 30일치 1면) 이른바 국정원 ‘댓글 알바’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댓글 알바 의혹은 <한겨레>가 민간인 이아무개(42)씨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한겨레> 2월4일치 1면) 이씨는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김아무개(29)씨한테 아이디를 넘겨받아 활발하게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이씨에 대해 “김씨의 지인이다. 국정원에서 소개해준 사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나이 차가 컸고, 고향이나 출신 대학, 이력 등에 비춰 친분을 맺을 계기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개인적’ 친분관계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연결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일었다. 이씨가 특정 직업이 없으면서도 꼬박꼬박 월세를 내와,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현재로선 검찰이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 등의 사용자들이 국정원 직원의 ‘보조 요원’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수백명이라는 규모가 눈길을 끈다. ‘개인 차원’에서 사람을 모으기보다는 ‘조직 차원’에서 민간인을 동원하고 함께 움직였을 것이라는 추정에 더 힘을 싣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30일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정원과 관련된 ‘연계 아이디’ 73개는 집단적으로 가입·탈퇴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들은 지난해 8월28일(아이디 22개), 11월9일(아이디 9개) 등 특정한 날에 무더기로 오유에 가입했고, 국정원 직원 김씨가 민주통합당에 의해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3일 동시에 8개의 아이디가 오유에서 탈퇴했다. <한겨레>가 김씨의 게시글 91개를 보도한 다음날인 2월1일에도 8개 아이디가 추가로 동시 탈퇴했다. 서로 다른 아이디가 같은 비밀번호를 쓰거나 동일한 아이피(인터넷상 주소)에서 활동한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
‘댓글 알바’의 규모와 활동 내용을 파악하는 건 검찰 수사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검찰은 현재 확보한 게시글·댓글이나 추천·반대 활동 외에도,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 관여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벌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원철 정환봉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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