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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 ‘택시를 찾아라’

등록 2013-05-28 14:18수정 2013-05-28 21:48

경찰, 목격자의 증언 확보해 수사망 좁혀…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수사본부를 꾸리고 이틀째 수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피해자 ㄴ(22)씨가 마지막으로 탔던 택시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지만, 차량 번호를 해독할 정도로 화질이 좋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의 인상착의를 본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해, 수사망을 좁혀 나가고 있다.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목격자의 증언, 4번 국도 CCTV 확보해 수사망 좁혀···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아직 피해자 ㄴ(22)씨가 마지막으로 탔던 택시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ㄴ씨가 택시를 탔던 주변과 경주로 가는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지만, 차량 번호를 해독할 정도로 화질이 좋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의 인상착의를 본 목격자의 증언과 경주로 가는 4번 국도 등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바탕으로, 수사망을 좁혀 나가고 있다.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 또는 이번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가 용의자?

현재 경찰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는 것은 ㄴ씨가 탄 택시 운전기사다. ㄴ씨는 지난 25일 새벽 4시20분께 대구 중구 삼덕동 삼덕119안전센터 앞에서 귀가하려고 택시를 타고 간 뒤 실종됐다. 당시 ㄴ씨는 뒷좌석에 탔지만, ㄴ씨와 어울렸던 친구들이 택시 운전기사의 인상착의를 기억해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경찰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20~30대 남성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대구지역 전체 택시(1만7011대) 가운데 200~300대 정도로 범위를 좁힌 상태다. 하지만 택시운전자격이 없는 사람이 잠시 택시를 빌려 대신 영업을 했다면, 운전자를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사에 난항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택시 운전기사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것은 현재까지 ㄴ씨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ㄴ씨가 택시를 탔던 시간은 새벽 4시20분이었다. 친구들에게 “집에 간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약속을 잡기에도 매우 늦은 시간이다. ㄴ씨가 새벽에 택시에서 내려 또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ㄴ씨를 태운 택시 운전기사가 아직 경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 사건은 25일 오전 9시4분 첫 보도를 시작으로, 인터넷과 각종 언론을 통해 사건 내용이 알려졌다. 하지만 ㄴ씨를 태웠던 택시 운전기사는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ㄴ씨를 집까지 내려다주기만 했다면, 굳이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ㄴ씨가 숨진채 발견된 장소도 택시 운전기사가 용의자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ㄴ씨가 발견된 저수지는 동네 주민이나 운전을 많이해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장소다. 4번국도를 이용해 대구에서 경주로 넘어간 뒤에도, 다시 인적이 드문 도로를 따라 4.6㎞를 달리면 왼쪽에 나타나는 저수지다. 이곳은 가끔 낚시꾼들만 찾을 정도로 외딴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경찰은 택시 운전기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택시에서 내린 ㄴ씨를 납치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ㄴ씨 실종 이후 ㄴ씨가 다니던 대학교 주변에서 켜진 의문의 휴대전화?

25일 새벽 4시20분께 ㄴ씨와 함께 사라졌던 휴대전화는 이후 ㄴ씨가 다니던 대학교 근처에서 한차례 켜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실종 신고를 받고 25일 저녁 7시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했을 때에는, ㄴ씨가 택시를 탔던 곳 근처인 공평동에서 신호가 잡혔다. 이것은 ㄴ씨가 25일 0시15분께 어머니와 마지막 전화통화를 했을때 기록됐던 기지국 정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ㄴ씨가 숨진채 발견되고 약 4시30분 후인 26일 오후 3시께 두번째 휴대전화 위치추적에서는 ㄴ씨가 다니던 대학교 근처에서 신호가 잡혔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은 통신사로부터 기지국 정보를 제공 받아 위성항법장치(GPS) 정보로 변환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ㄴ씨가 가입한 통신사의 경우 휴대전화에서 발신이 되거나 꺼졌던 휴대전화가 다시 켜졌을 경우 기지국에 정보가 남는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실시간 위치정보를 주지는 않는 셈이다. 결국 ㄴ씨가 실종된 후 휴대전화 발신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범인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ㄴ씨가 다니는 대학교 근처에서 ㄴ씨의 휴대전화를 한차례 켰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의도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기위해 ㄴ씨가 다닌 대학교 주변에서 일부러 ㄴ씨의 휴대전화를 켰을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있다.

경찰이 일베 회원에게 이 사건을 미리 흘려줬다?

이번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과 관련해 또다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베에는 지난 27일 0시12분께 ‘정찰○○’라는 이름의 한 회원이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 글을 올렸다. “오늘 새벽시간이라 아직 기사화 안됨. 지인이 대구지방경찰서 수사반장인데, 26일 새벽3시쯤 ○○대학교 ○○학과 재학중인 여자가 만취 상태로 택시탔는데, 택시기사가 그대로 택시몰고 경주로 가버림. 거기서 강간후 살인. 내일 아침쯤 기사화 될 게이들아 술 적당히 처먹자”라는 내용이다.

이 글이 올라온 시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언론 공식 브리핑이 있기 약 10시간 전이었다. 경찰은 27일 오전 10시께 언론에 이 사건을 첫 브리핑했다. 첫 언론보도도 27일 오전 9시4분이었다. ‘정찰○○’라는 이름의 이 일베 회원은 자신이 쓴 글에서 “지인인 경찰로부터 사건을 미리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맞다면, 택시 운전기사를 범행으로 단정해 경찰이 지인에게 이야기해준 것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될 수도 있다. 형법 제126조에는 검찰과 경찰이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글이 ‘낚시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 납치 시간은 26일 새벽 3시가 아니라 25일 새벽 4시20분이다. 또 경찰이 ㄴ씨가 탔던 택시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기사가 그대로 택시를 몰고 경주로 가버렸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또 ‘대구지방경찰청’을 ‘대구지방경찰서’로 잘못 표기 한데다가, ‘수사반장’이라는 없는 직책까지 들먹인 것도 글쓴이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민감한 수사 사항을 미리 알려줄 정도로 친한 경찰이 실제 있다면,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가 없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ㄴ씨의 주검이 발견됐던 지난 26일 경찰서에 찾아온 유족과 친척, 친구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듣고 돌아갔다. 몇단계에 걸쳐 이런 이야기를 전해들은 누군가가 일베에 이같은 낚시성 글을 올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구 여대생 납치 살해 사건 시간대별 흐름

25일 0시께 여대생 ㄴ씨 대구 시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 끝남

 25일 0시15분께 ㄴ씨 “친구와 놀다 가겠다”며 어머니와 마지막 전화 통화

 25일 새벽 4시20분께 ㄴ씨 집으로 간다며 대구시 중구 삼덕동 삼덕119안전센터 앞에서 택시 탑승

 25일 저녁 7시께 ㄴ씨 어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

 25일 저녁 7시께 경찰이 ㄴ씨의 휴대전화 1차 위치추적(택시 탔던 곳 주변인 대구시 중구 공평동에서 신호 잡힘-어머니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기지국 정보)

 26일 오전 10시30분께 경북 경주시 건천읍 저수지에서 ㄴ씨 숨진채 발견

 26일 오후 3시께 경찰이 ㄴ씨의 휴대전화 2차 위치추적(ㄴ씨가 다니던 대학교 근처에서 신호 잡힘-사건 이후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켰던 기지국 정보)

 27일 0시12분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이 사건에 관한 글이 올라옴

 27일 오전 9시4분께 <연합뉴스>가 단신으로 이 사건 관련해 첫 보도

 27일 오전 10시께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이 사건에 대해 언론에 첫 공식 브리핑

 27일 오전 10시~오후 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ㄴ씨 부검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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