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병무청이 전과 자료 안 넘겨줘
대구 여대생 살해 용의자 조아무개(25)씨를 붙잡았던 경찰이, 체포 뒤에도 하루 반나절 넘도록 조씨가 지하철 역사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인 점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대생 살해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3일 “용의자 조씨는 낮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저녁에는 유료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1일 새벽 1시9분께 조씨를 붙잡은 경찰은 조씨가 별다른 직업이 없다고 했지만, 2일 저녁에야 조씨가 공익근무요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30일 소집돼 한달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8월30일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역의 선로 안전을 담당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됐다. 조씨는 내년 7월29일 소집 해제될 예정이었다. 조씨는 아홉달가량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며 지금까지 54일이나 병가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조씨가 단순 폭력 전과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최준호 대구도시철도공사 홍보부장은 “병무청이 이름과 주소 등에 대한 간단한 자료만 넘겨줘 아동 성범죄 전과자라는 것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3일 강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조씨를 구속했다.
경찰이 한때 용의자로 긴급체포해 수갑을 채운 채 6시간 남짓 조사했던 택시 운전사(30)는 그 충격으로 일을 하지 못한 채 평소 같은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웅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정책부장은 “지난달 31일 저녁 8시20분께 아파트 주민들이 보는 가운데 경찰이 운전사를 체포했고, 조사 도중 혐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수갑을 채워뒀다고 운전사가 말했다”고 전했다. 택시노조 대구지역본부는 7일 대구 중부경찰서 앞에서 항의집회를 할 계획이며, 경찰과 일부 언론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승기 대구 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범죄 혐의부터 확인하느라 신원을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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