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수술·신경성 질병 등 이유
3차 소환통보 불구 출석 미룰듯
3차 소환통보 불구 출석 미룰듯
건설업자 윤아무개(52)씨한테서 성접대를 받은 인물로 거론된 김학의(57) 전 법무부 차관이 입원 등을 이유로 경찰의 소환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이 법률지식을 활용해 조사를 안 받으려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7일 김 전 차관 쪽에 3차 출석요구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출석을 통보했다. 김 전 차관은 두 차례 소환요구를 거부하면서 ‘지난달 중순께 맹장수술을 했고, 회복하는 데 20일 정도의 입원 기간이 필요하다’고 경찰에 알려왔다. 경찰의 3차 소환 통보는 입원기간이 끝나는 날짜에 맞춰 이뤄졌고, ‘퇴원 직후 출석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3차 소환 통보를 받은 직후 신경성 질병이 발병해 신경과 병동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기간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경찰의 3차 출석 요구를 피한 셈이다.
경찰은 “입원 중엔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김 전 차관의 소환이 미뤄지면서 수사기간이 마냥 늘어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오는 17일이면 공식 수사 착수 석달이 된다. 따라서 경찰은 건설업자 윤씨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우선 발표한 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사건 전체를 일괄 정리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김 전 차관 소환조사 전에) 수사결과를 발표할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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