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다가 지쳐 홧김에 어머니를 숨지게 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북 전주에 사는 윤아무개(67)씨는 4년째 노환으로 대소변을 못 보는 등 거동이 불편한 노모 김아무개(91)씨의 병시중을 하며 단 둘이 살았다. 무직인 윤씨는 18㎡가량의 임대아파트에서 살면서 생활비는 누나·여동생 등 3명과 아들(37)한테서 받은 돈으로 충당했다.
낮에는 잠깐씩 사회복지사들이 방문해 어머니 병 간호를 해주었지만, 오후 4시부터는 윤씨가 어머니를 전담해 돌봐야 했다. 윤씨는 평소 병시중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술로 달랬다.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 11일에도 윤씨는 오후 6시부터 병시중을 들다가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였고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마셨다. 지인들과 막걸리 5병을 마신 그는 12일 오전 1시께 귀가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잠에 들지 않은 어머니와 또 말다툼을 벌였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 윤씨에게 “술 마시고 늦게 귀가하려면 들어오지 마라”고 잔소리를 했다. 아들 윤씨는 최근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문제로 누나들과 다툼이 있었던데다, 술에 취해 어머니의 잔소리에 격분했고 그만 두손으로 어머니의 목을 쥐었다.
윤씨는 경찰에서 “하루라도 빨리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윤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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