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사 금품 제공 사건
드라마 외주제작사가 한국방송 간부 등에게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제공한 자료가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방송> 감사팀이 이미 이달 초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제보와 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감사팀은 <한겨레>를 통해 관련 사실이 보도될 때까지 관련자 조사 등 적극적인 감사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ㅅ프로덕션 전 직원 ㅈ씨는 23일 “지난 1, 2일께 한국방송 감사팀 박아무개 차장을 처음 만나 ‘드라마 <○○> 협찬 관련 자료’를 건넸고 16일께 두 번째 만나 ‘2003년 제작부 설날선물 리스트’, ‘드라마 <○○> 39~40회 실제작비’ 등의 자료를 주었다”면서 “박 차장이 드라마 관련 일반 감사가 있는 9월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김영석 감사팀장은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물리스트와 야외비 관련 자료 등을 다 받았고, 이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박 차장은 “ㅈ씨가 (다른 부분 조사를) 원치 않아, 협찬 부분에 대해서만 내사를 벌였다”고 엇갈리는 답변을 했다. 김 팀장은 “<한겨레> 보도 뒤 감사를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했다”며 “현재 ㅅ프로덕션 쪽 자료와 관련자들의 해명서 등을 받아 진술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설날선물 리스트’에 올라 있던 ㅇ 전 드라마국장은 “오늘 감사팀 요청으로 해명서를 제출했다”며 “오늘 이전에 감사팀으로부터 이번 일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2003년 제작부 설날선물 리스트’에는 <문화방송> 간부 7명에게도 20만~30만원짜리 굴비세트 등 모두 140만원어치가 건네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문화방송 감사실의 오정우 실장은 “명단을 입수해 감사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리스트에 자사 간부 4명과 일부 직원들이 110만원어치 굴비세트와 상품권 100만원어치를 받은 것으로 기록된 <에스비에스> 감사팀 이한수 팀장도 “특별한 감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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