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서 거부당한 20대 황당 민원
고민하던 경찰 “출동할 일 아니다”
고민하던 경찰 “출동할 일 아니다”
“술 마시고 싶어요. 빨리 술집에 출동해서 내가 성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줘요.”
20일 새벽 5시40분께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에 황당한 민원 전화가 걸려왔다. 이아무개씨가 화곡동 ㅂ술집에서 술을 마시려다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주인으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경찰에 출동을 요청한 것이다. 이씨는 자신의 나이가 “만 19살”이라고 주장했다.
화곡지구대 경찰관들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경찰관이 술 마시고 싶은 사람 신분 확인까지 하러 나가야 하나.” 일부 경찰관들은 혀를 끌끌 찼다. 화곡지구대는 황당한 민원도 처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순찰차에 출동 명령을 내렸다. 5분 뒤 지구대 경찰관들은 재차 내부 논의를 한 끝에 “경찰이 이런 업무까지 할 이유가 없다”며 순찰차에 철수를 통보했다. 이씨는 다시 지구대로 전화해 “술 마시고 싶은데 왜 안 오느냐”며 화를 냈다.
이씨의 ‘대담한’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씨는 술집 종업원에게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허위 제보를 하라고 요구했다. 어떻게든 경찰관을 출동시키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씨는 또 휴대전화에 저장된 자신의 사진을 종업원에게 보여주며 성인이라고 고집을 부렸다. 당시 이씨를 제외한 일행 두명은 신분증이 있었다. 이들 세명은 이미 거나하게 취한 상태였다. 결국 이들은 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고 동이 틀 무렵 발길을 돌렸다.
화곡지구대 관계자는 “젊은 취객들이 지구대에 와서 ‘술집에 갈 수 있게 미성년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가끔 있다. 경찰관이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박유리 서영지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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