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자 살해 목적으로 차에 흉기 싣고다녀
군청 공무원이 공사가 늦어지자 공사 물품 납품업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 공기총과 실탄 등을 자신의 차에 싣고 다니다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청양경찰서는 군에서 발주한 ‘외국 체험 관광마을’의 영상사격장 설치 공사와 관련해 물품 납품기간이 지났는데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자 ㅇ업체 이아무개(52)씨를 살해하려고 흉기 등을 준비한 혐의(살인 예비 등)로 군청 6급 공무원 지아무개(53)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또 해당 공사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현금 1500만원과 170만원가량의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지씨와 같은 부서 7급 공무원 강아무개(3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군청 문화체육관광과에서 일하던 지씨는 지난해 영상사격장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총기 등 물품이 제때 납품되지 않고, 자신 또한 지난 3월 면사무소로 좌천성 인사를 당하자 2달 전부터 물품업자 이씨에게 공사 마무리를 독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지씨는 흉기 등을 준비해 자신의 차에 싣고 다녔으며, 지난달 25일 지인 소유의 공기총과 실탄을 훔쳐 보관하고 있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지씨는 부서 직원 강씨에게 공사 물품이 정상적으로 납품된 것처럼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우울증까지 올 정도로 힘들었다. 속이 상해서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말했다.
청양군 대치면 작천리 까치내유원지 일대 9만여㎡에 들어선 외국 체험 관광마을은 국비 55억원을 비롯해 모두 136억원을 들여 골프장(9홀)과 사계절 썰매장, 영상사격장, 테마 연못 등이 조성됐으며 2010년 3월 착공해 지난 7월 말 준공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영상사격장은 총기와 주변 기기 수입에 문제가 생겨 운영이 보류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공사와 관련해 비리 혐의가 있는 공무원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양/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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