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가짜 ‘르 슈크레’ 인형 수입업자 구속
8만여개 중국서 들여와 인터넷에서 속여 판매
8만여개 중국서 들여와 인터넷에서 속여 판매
‘르 슈크레(Le Sucre)’ 캐릭터 인형. 일본 유명 일러스트 작가 나오미 토자키가 2004년 창작한 귀여운 토끼 모양의 캐릭터 인형이다. 2009년 우리나라에서 섬유탈취제 광고에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여성과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이 인형을 사주는게 유행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짜 르 슈크레 캐릭터 인형 8만여개 36억원어치를 국내에 들여와 팔던 사람들이 검찰에 덜미가 붙잡혔다. 이들은 크기에 따라 2만3000원~10만원에 파는 인형을 1만4000원~6만원에 인형을 팔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짜 르 슈크레 캐릭터 인형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노상길)는 가짜 르 슈크레 캐릭터 인형 8만여개를 국내로 들여와 일부를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무역업을 하는 ㄱ(5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ㄱ씨로부터 인형을 넘겨받아 일부를 보관하고 판매한 혐의로 ㅂ(31)씨와 ㄹ(4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종합하면, ㄱ씨는 2010년 11월24일부터 4월18일까지 중국에서 만든 가짜 르 슈크레 인형을 국내에 8만여개(시가 36억원 어치)를 들여왔다. 이 캐릭터 인형의 저작권은 일본 유한회사 오리지널플랜트가 갖고 있다. ㄱ씨는 이렇게 몰래 가져온 인형을 도매상인 ㅂ씨에게 대량으로 넘겼다. ㅂ씨는 이 가운데 2만1000개를 소매상인 ㄹ씨에게 팔았다.
ㄹ씨는 이 인형을 마치 진짜인 것 처럼 속여 인터넷을 통해 판매했다. 대구 북구에 보관창고를 마련해놓고 인터넷 주문을 받으면 배송해주는 방식이었다. 이 인형 진품은 크기에 따라 2만3000원~10만원에 판매된다. 하지만 ㄹ씨는 이보다 싼 가격인 1만4000원~6만원에 인형을 팔았다. 그래도 다른 인형보다는 좀 비싼 가격이었지만, 인기가 워낙 높아 3000개 가까이나 팔려나갔다. 가짜였지만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져 진품과 구분도 힘들었다고 한다.
검찰은 5월28일 가짜 르 슈크레 캐릭터 인형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사를 시작해, 6월4일 ㄹ씨의 창고를 압수수색해 보관 중이던 가짜 인형 1만8000여개를 압수하고 이들을 붙잡았다.
노상길 부장검사는 “앞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짜 상품 제조와 유통을 근절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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