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원 응시생 통해 빼내
주관사 관리부실도 중요 원인
이달 시험 무효땐 입시생 차질
주관사 관리부실도 중요 원인
이달 시험 무효땐 입시생 차질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가 또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에는 미국에서 치러진 시험 문제가 한국 시험에 상당수 똑같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에스에이티 주관사의 관리 부실도 입길에 오른다.
9일 서울 지역 어학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부 어학원들이 지난 3월 미국에서 치러진 에스에이티 문제를 응시생들을 통해 빼내 국내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이 문제들이 5일 한국에서 치러진 시험 문제와 상당수 일치했다. 서울 강남구의 ㅍ어학원 관계자는 “(에스에이티 문제가) 유출된 것은 거의 확실하다. 유출한 학원 이름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ㅇ어학원 원장은 “기출문제를 가르치려고 몇몇 학원들이 3월 에스에이티 문제를 빼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제은행 방식의 에스에이티는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는다.
미국 에스에이티 주관사인 칼리지보드의 시험관리 부실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ㅇ어학원 원장은 “3월 미국 괌에서 시험을 봤던 학생들이 5일 한국 시험을 본 뒤 ‘봤던 문제들이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어학원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시험 지역을 미국과 아시아로 나눈 뒤 미국 시험 문제가 재활용된다는 말이 있었지만 몇개월 전 문제를 재활용하는 것은 관리 부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국내 학생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칼리지보드는 지난 5월 문제 유출 때 한국 시험의 연간 횟수를 6번에서 4번으로 줄이고 5월 시험 전체와 6월 시험 중 일부 과목을 무효화했다. 한 어학원 관계자는 “미국 대학 수시전형은 11월, 정시는 1~2월 마감인데 또 시험이 무효가 되면 11월 수시 때 원서를 못 넣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에이티 준비생인 김아무개(18)군은 “5월 시험이 무효가 돼 10월 시험 결과로 수시 지원할 예정이었는데 또 문제가 유출됐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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