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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맥도날드 할머니’ 쓸쓸히 세상 떠나…

등록 2013-10-10 14:31수정 2013-10-10 21:40

맥도날드 할머니. SBS 방송 화면.
맥도날드 할머니. SBS 방송 화면.
올 7월 ‘심폐 정지’로 요양병원서 숨진 사실 뒤늦게 알려져
가족과 연락 안돼 무연고 처리…누리꾼들 ‘애도의 글’ 올려
매일 밤 맥도날드 매장에 나타나 새우잠을 잔 뒤 날이 밝으면 떠나기를 반복했던 일명 ‘맥도날드 할머니’가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10일 서울 중구청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권하자(73) 할머니는 7월12일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송파새희망요양병원에서 ‘심폐 정지’로 숨졌다. 권 할머니는 5월29일 서울역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 들머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암이 복막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고 송파새희망요양병원으로 옮겨져 힘든 투병 생활을 해왔다.

권 할머니의 주검은 무연고로 처리돼 화장된 뒤 경기 파주시의 서울특별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됐다. 권 할머니의 가족들은 사망하거나 해외로 이민을 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10년이 지나도록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집단 매장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 할머니는 2011년 1월14일 ‘SBS’에서 방영된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 처음 소개돼 화제가 됐다. 권 할머니는 매일 밤 9시만 되면 광화문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 나타나 새우잠을 잔 뒤 날이 밝아오면 어디론가 떠나 궁금증을 낳았다. 특히 권 할머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외무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방송에서 권 할머니는 “아버지가 성공한 목재 사업가였고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 갑자기 부모님과 오빠가 돌아가시고 동생까지 결혼해 연락이 끊겨 이렇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뒤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지만, 권 할머니는 “내 방식대로 남은 생을 살겠다”며 도움을 거절했다. 이후 인터넷에 권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이 나돌아 또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schreier’라는 이름을 쓰는 누리꾼은 “자주 뵙던 ‘묘한’ 할머니셨는데. 영자 신문, 성경, 커피, 헤진 외투, 신발 그럼에도 깔끔하셨던. 이젠 평안하시겠다. 편히 쉬세요, 할머니”라고 말했다. ‘chixineun’라는 이름의 누리꾼도 “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보고 또다시 여러 생각이 든다. 저렇게 외로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겠지. 가는 길에 저렇게 외롭게 가면····”이라고 썼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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