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신소재 회장, 적자 미리 알고
공시 3일전 일가족 주식 내다팔아
공시 3일전 일가족 주식 내다팔아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58) 대유신소재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남일)는 지난해 2월 대유신소재의 전년도 매출이 크게 줄고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사실을 미리 알고 박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이자 박 회장의 부인인 한유진(52)씨 등 가족들이 갖고 있던 주식 227만4740주를 팔아 9억2700만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손실을 공시하기 전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했다. 적극적으로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볼 수는 없어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과 한씨는 2011년까지 박 대통령에게 66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신소재는 2011년 당기순이익이 27억원 적자 전환하고 전년도에 견줘 154.7% 감소한 내역을 2012년 2월13일 공시하기로 했다. 상장법인은 매출액이나 손익구조가 30% 이상 바뀔 경우 손익구조변경 공시를 해야 한다. 검찰 조사 결과, 박 회장은 손익구조변경 공시 사실을 알고 공시 직전 거래일인 2월10일 자신과 가족들이 소유한 주식을 팔아치워 손실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유신소재의 주가는 손익구조변경 공시 뒤 9% 넘게 폭락했고, 금융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적발해 올해 1월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박 회장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마련한 차입금으로 스마트저축은행(옛 창업상호저축은행)을 인수했다며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인수 초기 투자비용 140억원은 차입금이 아니라 박 회장의 자기자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회장 소유의 사무실을 스마트저축은행한테 시세보다 높은 값에 빌려주고 스마트저축은행이 빌리지 않은 사무실의 관리비도 내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대료를 분석해보니 박 회장이 어떤 해에는 임대료를 많이 받았지만 어떤 해는 적게 받아, 전체적으로 봤을 박 회장이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리비는 스마트저축은행이 해당 사무실을 쓰고 있어 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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