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조사에서 트위터 영향력 평가 1위인 이외수 작가는 ‘트통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트위터에서만큼은 그는 국민적 영웅 김연아 선수의 인기를 앞지른다. 이외수 작가가 지난 10일 오후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자신의 집에서 트위터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트통령’ 이외수 작가 인터뷰
이외수 작가는 2011년 11월 한국인 최초로 100만 팔로어를 돌파했습니다. 단순히 팔로어 수만 많은 게 아니라 그의 글은 많은 누리꾼들이 퍼나르기 때문에 영향력 순위에서도 현재 1위입니다.(‘코리안트위터’ 집계) 또 11일 현재 167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위는 가수 최시원·377만명) 이외수 작가는 트위터 대통령, 줄여서 ‘트통령’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외수 작가가 <한겨레>와 트위터를 주제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트위터를 주제로 한 이외수 작가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트위터에서 여론조작을 하지 않고 진정성이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종북좌빨’ 비난 많이 받지만
진실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잘못된 세태만 지적하면 될 뿐
터무니없는 공격은 웃고 넘긴다 하루 6시간 트위터를 한다
하찮은 얘기도 부담 없이 하고
각종 정보도 먼저 볼 수 있다
소통하기에 이만한 공간 없다 트위터는 보통 언제 하나? “트위터에 하루 6시간은 붙어 있는 것 같다. 잠에서 깨어 눈뜨자마자 트위터를 살펴본다. 내게 온 질문들을 살펴보고 답변해야 할 것들을 추린다.” 주로 어떤 내용들이 많나? “치유가 필요한 시대인가 보다. 상처받은 분들이 참 많다. 그런 분들에게 멘션이 많이 온다.” 트위터는 언제 시작하게 됐나? “2009년 봄 내 제자가 트위터라는 게 있다고 알려주면서 써보라고 권하더라.” 처음 사용했을 때 느낌은? “신선했다. 140자로 글자 수가 제한되니까 군더더기 빼고 말해야 한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습작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트위터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하찮은 얘기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게 좋다. ‘나 커피 한잔 하려고 한다’는 그런 사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정도 내용으로 누구에게 편지를 보낼 수도 없지 않나.” ‘트통령’이란 별명도 얻었는데 이 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생각 못했다. 내가 팔로어 수 1위 되기 전에는 김연아 선수가 1위였다. 그때 김연아가 60만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김연아를 앞서자 일본의 어느 신문사에서 취재를 왔다. 김연아는 일본에서 흠모의 대상인데 도대체 김연아의 인기를 넘어선 이가 누구인지 궁금했나 보다. 자기들끼리 알아봤는데 웬 노인이 1위라니. 적잖이 실망한 표정으로 찾아와 내게 ‘팔로어 수 1위의 비결이 뭐냐’고 묻더라.” 인기의 비결이 뭘까? “진정성 때문 아닐까. 세상과 정치에 대해서. 꾸미거나 숨기는 쪽보다는 허심탄회한 멘션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그 진정성에 공감해준 것 같다.” 트위터에서 당신의 이미지를 꾸미고 싶지는 않았나? “꾸민다면 금방 탄로 날 거라고 생각했다. 진실한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보수 누리꾼들은 당신을 좌파라고 공격한다.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종북좌빨’이란 비난을 많이 받지만 진실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고 그걸 간직하면 되는 거다. 세태가 잘못 흘러가는 것은 지적해야 한다. 그게 지식인의 책무다. 터무니없는 공격은 웃고 넘긴다. 똥파리 하나 잡는 데 박격포 꺼내들 순 없는 거 아닌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의 퍼거슨 감독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꼬집기도 했는데. “퍼거슨은 그 말로 ‘말 한마디’를 낭비한 거다.” 한국 사회에서 트위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 사회가 혼란을 많이 겪고 있기 때문에 좋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트위터는 반드시 필요한 매체라고 생각한다. 물론, 트위터에 잘못된 정보도 있지만 곧 수정이 된다.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매체다. 내가 글을 올리면 어쨌든 160만명에게 가는 것이니까 가급적이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트위터 하면서 원칙이 있다면 뭔가? “술 먹고 트위터 하지 않기. 또 잘못된 정보를 리트위트했을 때 바로 삭제하고 사과문 올리기 등을 원칙으로 한다.” 트위터 이용을 만류하는 사람은 없나? “많다. 한참 악성댓글에 시달릴 때는 10만명 정도 몰려와서 나를 비방하는 것 같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변에서 트위터 그만두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뭔가? “그래도 활용 가치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신문이 안 들어온다. 각종 정보를 트위터로 먼저 볼 수밖에 없다. 또 소통하기에 이만한 공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하면서 재밌었던 일은 없나? “지난해 우리 지역 주민들이 고로쇠(나무 수액)를 1600병 채취해서 팔아달라고 나에게 부탁해 왔다. 농촌에서 부수입 올리려고 산에 가서 채취를 했는데 너무 많이 채취한 거다. 화천군은 시장이 작다. 트위터로 홍보했더니 두시간 만에 다 팔렸다. 화천 산천어 축제가 구제역 파동으로 취소됐을 때 화천 찐빵 7000상자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트위터에 소식을 올려 이틀 동안 다 팔았다. 트위터 하면서 느끼는 건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거다. 정말 어이없는 함정은 내 책 선전을 하면 잘 안 팔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트위터는 어떻게 평가하나? “트위터 하는 걸 거의 못 봤다. 박 대통령께서 사람들과 트위터 메시지도 주고받고 그러면 좋겠다. 유명인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먼저 말 걸어주고 부탁도 들어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또 너무 인터넷 여론을 괴담 유포자로 몰아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있나? “진중권 교수. 정치·문화 영역에서 여러 정보를 준다. 고양이 양육 에피소드들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정보면에서는 <문화방송> 박대용 기자의 글을 잘 살펴보는 편이고 레인메이커처럼 촌철살인 글을 남기는 트위터리안도 좋아한다.” 트위터는 어떻게 쓰는게 좋을까? “오로지 상대 비난만을 목적으로 트위터를 하거나 또 여론 조작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많다. 트위터에는 진정성이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최근 페이스북도 시작했던데. “올봄부터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글 쓰는 지인들이 이쪽으로 대거 이동해 있더라. 페이스북 이용할 때는 트위터보다는 심정적으로 많이 편한 편이다. (웃음) 누리꾼 공격성이 덜하니까. 트위터와 페이스북 둘 모두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 트위터의 장점은 역동성과 다양성이다. 페이스북은 정적이면서 따뜻한 소통이 가능하다.” 허재현 기자
진실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잘못된 세태만 지적하면 될 뿐
터무니없는 공격은 웃고 넘긴다 하루 6시간 트위터를 한다
하찮은 얘기도 부담 없이 하고
각종 정보도 먼저 볼 수 있다
소통하기에 이만한 공간 없다 트위터는 보통 언제 하나? “트위터에 하루 6시간은 붙어 있는 것 같다. 잠에서 깨어 눈뜨자마자 트위터를 살펴본다. 내게 온 질문들을 살펴보고 답변해야 할 것들을 추린다.” 주로 어떤 내용들이 많나? “치유가 필요한 시대인가 보다. 상처받은 분들이 참 많다. 그런 분들에게 멘션이 많이 온다.” 트위터는 언제 시작하게 됐나? “2009년 봄 내 제자가 트위터라는 게 있다고 알려주면서 써보라고 권하더라.” 처음 사용했을 때 느낌은? “신선했다. 140자로 글자 수가 제한되니까 군더더기 빼고 말해야 한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습작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트위터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하찮은 얘기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게 좋다. ‘나 커피 한잔 하려고 한다’는 그런 사소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정도 내용으로 누구에게 편지를 보낼 수도 없지 않나.” ‘트통령’이란 별명도 얻었는데 이 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생각 못했다. 내가 팔로어 수 1위 되기 전에는 김연아 선수가 1위였다. 그때 김연아가 60만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김연아를 앞서자 일본의 어느 신문사에서 취재를 왔다. 김연아는 일본에서 흠모의 대상인데 도대체 김연아의 인기를 넘어선 이가 누구인지 궁금했나 보다. 자기들끼리 알아봤는데 웬 노인이 1위라니. 적잖이 실망한 표정으로 찾아와 내게 ‘팔로어 수 1위의 비결이 뭐냐’고 묻더라.” 인기의 비결이 뭘까? “진정성 때문 아닐까. 세상과 정치에 대해서. 꾸미거나 숨기는 쪽보다는 허심탄회한 멘션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그 진정성에 공감해준 것 같다.” 트위터에서 당신의 이미지를 꾸미고 싶지는 않았나? “꾸민다면 금방 탄로 날 거라고 생각했다. 진실한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보수 누리꾼들은 당신을 좌파라고 공격한다.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종북좌빨’이란 비난을 많이 받지만 진실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고 그걸 간직하면 되는 거다. 세태가 잘못 흘러가는 것은 지적해야 한다. 그게 지식인의 책무다. 터무니없는 공격은 웃고 넘긴다. 똥파리 하나 잡는 데 박격포 꺼내들 순 없는 거 아닌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의 퍼거슨 감독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꼬집기도 했는데. “퍼거슨은 그 말로 ‘말 한마디’를 낭비한 거다.” 한국 사회에서 트위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 사회가 혼란을 많이 겪고 있기 때문에 좋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트위터는 반드시 필요한 매체라고 생각한다. 물론, 트위터에 잘못된 정보도 있지만 곧 수정이 된다.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매체다. 내가 글을 올리면 어쨌든 160만명에게 가는 것이니까 가급적이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트위터 하면서 원칙이 있다면 뭔가? “술 먹고 트위터 하지 않기. 또 잘못된 정보를 리트위트했을 때 바로 삭제하고 사과문 올리기 등을 원칙으로 한다.” 트위터 이용을 만류하는 사람은 없나? “많다. 한참 악성댓글에 시달릴 때는 10만명 정도 몰려와서 나를 비방하는 것 같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변에서 트위터 그만두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뭔가? “그래도 활용 가치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신문이 안 들어온다. 각종 정보를 트위터로 먼저 볼 수밖에 없다. 또 소통하기에 이만한 공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하면서 재밌었던 일은 없나? “지난해 우리 지역 주민들이 고로쇠(나무 수액)를 1600병 채취해서 팔아달라고 나에게 부탁해 왔다. 농촌에서 부수입 올리려고 산에 가서 채취를 했는데 너무 많이 채취한 거다. 화천군은 시장이 작다. 트위터로 홍보했더니 두시간 만에 다 팔렸다. 화천 산천어 축제가 구제역 파동으로 취소됐을 때 화천 찐빵 7000상자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트위터에 소식을 올려 이틀 동안 다 팔았다. 트위터 하면서 느끼는 건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거다. 정말 어이없는 함정은 내 책 선전을 하면 잘 안 팔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트위터는 어떻게 평가하나? “트위터 하는 걸 거의 못 봤다. 박 대통령께서 사람들과 트위터 메시지도 주고받고 그러면 좋겠다. 유명인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먼저 말 걸어주고 부탁도 들어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또 너무 인터넷 여론을 괴담 유포자로 몰아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있나? “진중권 교수. 정치·문화 영역에서 여러 정보를 준다. 고양이 양육 에피소드들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정보면에서는 <문화방송> 박대용 기자의 글을 잘 살펴보는 편이고 레인메이커처럼 촌철살인 글을 남기는 트위터리안도 좋아한다.” 트위터는 어떻게 쓰는게 좋을까? “오로지 상대 비난만을 목적으로 트위터를 하거나 또 여론 조작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많다. 트위터에는 진정성이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최근 페이스북도 시작했던데. “올봄부터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글 쓰는 지인들이 이쪽으로 대거 이동해 있더라. 페이스북 이용할 때는 트위터보다는 심정적으로 많이 편한 편이다. (웃음) 누리꾼 공격성이 덜하니까. 트위터와 페이스북 둘 모두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 트위터의 장점은 역동성과 다양성이다. 페이스북은 정적이면서 따뜻한 소통이 가능하다.”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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