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탈선 백태’…변호사법 위반에서 형사 범죄로 확대
업계 경쟁 치열해지자 공탁금 횡령 등 ‘생계형 비리’도 늘어
업계 경쟁 치열해지자 공탁금 횡령 등 ‘생계형 비리’도 늘어
임대료 체납·공탁금 횡령 등 변호사업계의 불황을 반영한 ‘생계형 변호사’, 수임료만 받고 법정에 나오지도 않은 ‘먹튀 변호사’, 판사 비방에 상대 변호사까지 협박하는 ‘조폭 변호사’, 미성년자 성매매 등 법조인의 기본마저 저버린 ‘파렴치 변호사’까지.
변호사 1만5천명 시대를 맞아 변호사 징계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징계 유형도 변호사법 위반뿐만 아니라 횡령·폭행 등 일반 형사 범죄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3년 변호사 징계 현황’을 보면,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변호사 수는 2009년 33명, 2010년 29명에 이어 2011년 37명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47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지난 7월까지 36명의 변호사가 징계위로 넘겨져, 징계위 회부 건수로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징계 내용을 보면, 서울변회 소속 ㅊ 변호사는 사건 수임료를 받고도 아무런 사건 진행도 하지 않고 수임료 역시 돌려주지 않았다. ㅂ 변호사는 소송을 위임받고도 제소 기간이 지난 뒤 소장을 제출했다가 각하 판결을 받았다. 의뢰인으로서는 변호사의 게으름 탓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징계위에 넘겨진 ㅊ 변호사에게는 정직 1년, ㅂ 변호사에게는 과태료 300만원의 징계가 떨어졌다. 또다른 ㅂ 변호사는 보관하고 있던 공탁금을 의뢰인 허락도 없이 사무실 운영비로 써버렸다. 횡령을 저지른 ㅂ 변호사에게도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됐다. 서울변회 ㅇ 변호사는 택시기사 폭행으로, 인천변회 ㅊ 변호사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각각 100만원, 300만원의 과태료 징계를 받았다.
이외에도 △변론 기일 불출석(과태료 300만원) △인터넷에서 판사 비방(정직 1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다른 변호사 협박(과태료 200만원) △계약서 위조(정직 1년) △허위자백 제안으로 범인 도피 방조(과태료 300만원) △대립하는 양쪽 당사자 사건 수임(쌍방대리·과태료 300만원) △재소자에 휴대전화 제공(과태료 100만원) △미성년자 성매매(과태료 200만원) △음주 뺑소니(과태료 200만원) 등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회선 의원은 “로스쿨에서 배출되는 변호사가 크게 늘고, 변호사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사건 수임 비리뿐만 아니라 법조인으로 생각하기 힘든 비위까지 증가하고 있다. 변호사 윤리 심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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