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환자인 30대 아들이 중증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60대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다니다 버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서천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6시27분께 서천군 판교면 판교파출소 앞 길거리에 어머니 전아무개(66)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유기치사)로 아들 김아무개(39)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천안시 동남구 목천동 ㄷ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김씨는 최근 들어 어머니가 옷에 대변을 보는 등 돌보기가 힘들어지자 이달 7일 어머니를 차에 태워 이틀 동안 이곳저곳을 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부전증 5기인 어머니 전씨는 제때 혈액투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전씨는 아들이 버린지 2시간30여분 뒤인 지난 9일 오전 9시께 판교파출소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전씨는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행려병자로 분류된 뒤 근처 ㄷ복지원에 위탁됐지만 12일 신부전증이 악화돼 숨졌다.
경찰은 “당시 전씨를 발견한 경찰관이 인적사항을 물어보자 전씨가 ‘물어보지 말라’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김씨가 어머니 전씨의 병간호를 하다 어려움을 느끼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태천 서천경찰서 강력팀장은 “전씨가 이틀 동안 혈액투석을 받지 못해 결국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들 김씨가 조사 과정에서 ‘(어머니를 돌보는 게) 귀찮았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정신분열증이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정확한 범행 동기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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