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군사훈련을 하면서 천연기념물 431호인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모래언덕을 훼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충남 태안환경운동연합과 태안군은 “22일 오전 미 8군 소속 군인 250여명이 트럭 40여대에 나눠타고 신두리 모래언덕에 진입해 모래언덕 1만여㎡와 멸종위기 사구식물인 초종용과 해당화 등이 훼손됐다”고 30일 밝혔다.
태안군은 “22일 오전 9시께 모래언덕 경비 근무자가 ‘트럭을 타고 온 미군들이 모래언덕에 천막 10여개를 설치하고 차량을 몰고 다닌다’고 알려와 미군 쪽에 철수를 요구했으며, 국방부 등과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3시께 미군들이 철수했다”고 밝혔다. 태안군 관계자는 “차량 운행과 천막 설치로 모래언덕 일부가 패고 식물 가지가 꺾이고 눌리는 피해를 봤다”며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들이 훈련을 위해 이동하다 좌표를 잘못 읽어 벌어진 일로 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트럭 바큇자국이 약 1000평 정도 남아 있지만 1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며 “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김금호 자연유산부장은 “신두리 사구는 문화재청이 보호활동을 위한 환경단체의 출입까지 엄격히 통제해 왔을 만큼 생태적으로 극히 민감한 지역”이라며 “그런데도 문화재청이 충실한 전문가 정밀조사도 하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훼손 주체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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