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 한복판에서 하키채와 철봉를 들고 몸싸움을 벌인 운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운전을 하다 서로 시비가 붙어 도로에서 싸운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승용차 운전자 이아무개(33)씨와 오토바이 운전자 조아무개(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업무를 위해 회사차를 운전해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씨는 차 옆에서 달리는 퀵서비스 오토바이 한 대가 계속 거슬렸다. 퀵서비스 배달을 하는 조씨 역시 물건을 빨리 배달해야 하는데 옆에 있는 승용차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해 답답했다. 이씨는 차량 창문을 열고 “거슬리게 하지 말고 비키라”고 소리쳤다. 이씨의 말에 화가 난 조씨는 “참견하지 말라”고 대꾸했다.
말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졌다. 전직 하키 선수였던 이씨는 트렁크에 있던 하키채를 꺼내들었다. 이씨도 오토바이 짐칸 바구니를 지탱하는 철봉을 뽑아 마주섰다. 두 사람은 둔기를 들고 한참을 대치하다 결국 몸싸움을 벌였다. 이때 조씨가 이씨의 머리 부분 상처를 건드렸다. 이씨는 최근 교통사고로 머리에 철심을 박은 채 지내고 있었다. 겨우 아물었던 상처가 벌어지자 이씨는 고통을 호소했고,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인근 역삼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았고 119 구조대는 지구대까지 출동해 이씨의 상처를 치료하고 돌아갔다. 이씨와 조씨는 경찰서로 넘겨진 뒤에야 서로 합의를 하고 돌아갔다. 정환봉 김미향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