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화제]
이란 마약밀매 30대 남성, 교수형 당하고도 살아남아
국제앰네스티 “이미 고통 겪고 죗값 치러” 선처 호소
이란 정부, 여론 감안해 재집행에 부정적 입장 밝혀
이란 마약밀매 30대 남성, 교수형 당하고도 살아남아
국제앰네스티 “이미 고통 겪고 죗값 치러” 선처 호소
이란 정부, 여론 감안해 재집행에 부정적 입장 밝혀
마약밀매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졌다가 기적적으로 소생한 30대 남성에 대해 이란 정부가 사형 재집행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22일 보도했다.
이란 법무부는 지난 16일 북동부 도시인 보즈노르드의 한 감옥에서 사형이 집행 뒤 다시 살아난 마약사범 알리레자 엠(37)이 다시 교수형에 처해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알리레자는 당시 12분 동안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 있었으며 이후 의사의 사망진단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튿날 알리레자의 주검을 찾으러 시체안치소로 간 가족들은 그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리레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무장경호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입원해 있다. 알리레자의 현재 건강 상태가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란 관영통신인 <이르나>(IRNA)는 21일 알리레자가 의식불명(코마)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가 살아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재판부는 알리레자가 회복된 뒤 다시 형 집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가 번복돼선 안된다고 주장했으나, 곧 알리레자에 대한 동정 여론과 사형 집행률이 높은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이 들끓어올랐다.
이란에선 정부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없다. 법무부가 알리레자를 두둔했다고 해서 재판부가 이를 따라야할 의무도 없다. 하지만 사법부가 정부의 이런 의견을 무시할 순 없기 때문에 알리레자가 ‘두번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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