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발표 전망 크게 웃돌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과 관련해 2015년부터는 건강보험료를 4% 이상 올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6월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보험료 1.7∼2.6%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이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중장기(2013~2017년)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공단은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보장성을 크게 강화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수지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15년에는 보험료를 4.5%, 2016년 4.8%, 2017년 3.4%를 올려야 할 것으로 봤다.
재무계획대로라면, 올해 급여의 5.89%(노동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인 건강보험료율은 2017년에 6.78%로 크게 오르게 된다. 현재 한 달에 보험료를 9만8000원 내는 직장인은 5년 뒤에는 약 11만3000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공단은 재무계획에서 보험료를 크게 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복지부가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5조1900억원이 더 쓰일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재무계획은 지난 5월 마련돼 한달 뒤인 6월 중순 건강보험공단 이사회에, 6월 말에는 보건복지부 등에 보고됐다.
하지만 복지부는 6월 말 4대 중증질환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5년 동안 8조9900억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1달 새 3조8000억원이 늘었다. 그러면서도 보험료 인상폭은 공단의 전망보다 작은 1.7∼2.6%를 내놨다.
이 의원은 “(정부가 올해 말에 발표할)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까지 보험을 적용하는 계획까지 고려하면 안정적인 보험 재정을 위해서는 건보공단이 짠 계획보다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임기 첫해 막대한 복지 재정이 소요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와 같은 중장기 보험료 인상 계획을 누락한 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안을 내놓은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6월에도 건강보험 누적 흑자분을 활용하고 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는 방안으로 보험료 인상을 2.6% 이하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올해 말 건강보험 누적 흑자분이 6조4000억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폭의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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