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범죄 무관…경찰, 자제 호소
“기차를 놓쳤다. 기차를 잡아달라.” “몸이 아프다. 파스를 좀 사달라.” “아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경찰관이 혼내달라.” “닭이 울어 잠을 못 자겠다.” “돈이 없는데, 순찰차를 태워달라.”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밤새 잘 있는지 확인해달라.” “콜택시를 불렀는데, 운전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경북경찰청이 11월2일 ‘112 신고의 날’을 앞두고 “황당한 장난전화 때문에 정작 위급한 상태에서 걸려오는 112 전화를 받지 못하는 일이 있다. 장난전화를 삼가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경북경찰청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경북경찰청 112상황실에 걸려온 신고전화 73만3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범죄 신고와 관계없는 장난전화, 민원전화, 오인신고, 허위신고가 전체의 60%인 43만6000여건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거나 동네에서 시체가 발견됐다는 등 허위신고를 받고 긴급차량을 출동시켰다가 허탕친 것만 126차례나 된다.
경북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의 이진식 경감은 “허위신고로 출동을 했다가 허탕을 치게 되면, 이 시간 동안 경찰 업무가 마비된다. 이런 신고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경찰 관련 민원은 182번, 정부 관련 민원은 110번으로 전화를 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긴급업무에 적지 않게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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