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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제·복지 분야 ‘백지위임’까지

등록 2013-11-03 20:05수정 2013-11-06 16:20

일감 몰아주기 규제 공정거래법
예외조항 많은 시행령탓 취지 무색
대통령령에 맡긴 기초연금도 논란
* 백지위임=시행령에 포괄적 권한 위임

‘법 위의 시행령’ 문제는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가 미약한 상황에서 나오지만, 때로는 국회가 법률 규정 자체를 모호하게 만든 뒤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포괄적 위임입법’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이른바 ‘백지위임’ 법률은 개념 자체가 어렵고 세부 내용이 복잡한 경제나 복지 분야에 특히 많다.

지난해 말 경제민주화의 핵심 법안 중 하나로 떠오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대표적인 예다. 국회는 지난 8월 공정거래법 23조의 2를 신설하면서 조항을 이렇게 만들어놨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총액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에 한정한다)이나 특수관계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이 경우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대상 기업의 범위, 유형, 기준을 모두 대통령이 정하도록 해놓은 것이다. 법만 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일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의 총수 일가 지분율 하한선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로 두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문제는 이 시행령 개정안에는 예외 조항도 함께 있다는 점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라도 ‘계열사와의 연간 거래총액이 계열사 매출액의 12% 미만이고 거래액이 200억원 미만’이면 적용 대상에서 빠지도록 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예외조항 때문에 전체 규제 대상 208개 기업 중) 고작 100여개 회사만이 규제 대상이 된다. 이는 새누리당과 재계의 줄기찬 요구에 따른 것으로,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만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논란이 진행중인 기초연금법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논란이 인다. 정부가 지난달 2일 입법예고한 기초연금법 제정안 2조 5항은 ‘기준연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등 기초연금의 실질적 금액을 결정하는 중요 사항을 모두 대통령에게 맡기도록 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월 10만~20만원씩 지급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 기초연금을 대통령이 국회 동의 절차 없이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대폭 줄이는 게 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현행 복지부 입법예고안을 국회가 가결해줄 경우 그것이 갖는 실질적 의미는 ‘기초연금의 중요변수들을 대통령과 장관이 모두 알아서 하라’는 결정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음성원 손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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