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39) 송파경찰서 수사과장
“경찰 지휘부 수사외압 폭로
국정원 사건 진실 밝히려 노력”
국정원 사건 진실 밝히려 노력”
리영희재단(이사장 박우정)은 제1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권은희(39·사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선정했다. 리영희상은 냉전시대의 광기에 맞서 진실을 추구했던 고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이끌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송파경찰서로 인사이동한 권 과장은 4월 국정원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알렸다. 권 과장은 또 8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이런 상황을 상세하게 증언해 민주주의를 어지럽힌 국가기관 선거개입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게 했다.
권 과장은 9월 언론과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경고까지 받았고, 이 때문에 경찰 지휘부가 국정원 사건 수사를 이끈 권 과장한테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었다.
리영희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정원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권 과장의 노력이 리영희 정신에 부합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권 과장과 마지막까지 겨룬 후보는 조세회피처에 자금을 숨긴 이들을 폭로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다. 이밖에도 검찰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 지휘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윤석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삼성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세계 시민들의 통신 내역을 감시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그 내용을 보도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 등이 후보에 올랐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리영희 선생 3주기에 즈음한 ‘토크콘서트’와 함께 열린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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