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 사무관 2명 여직원 상대로
음란 문자 보내고 회식 자리서 신체 접촉
간부 공무원들 사직…경찰도 수사 착수
음란 문자 보내고 회식 자리서 신체 접촉
간부 공무원들 사직…경찰도 수사 착수
대구에서 간부 공무원들이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부하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19일 “대구 북구 간부 공무원 2명이 부하 여성 공무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했다는 첩보가 입수돼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구청과 경찰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 북구 산격2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무관(5급) 이아무개(52)씨는 북구청에 근무하는 주사(6급) ㄱ(40·여)씨에게 상습적으로 음란 문자를 보냈다. 또 끊임없이 전화와 문자메세지로 “만나자”고 요구하며 스토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 7년 동안 이런 행동으로 ㄱ씨를 계속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관 이씨와 ㄱ씨는 현재 근무하는 곳은 다르지만 1996년 7월~1997년 6월 북구 대현1동 주민센터에서 각각 주사보(7급)와 서기보(9급)로 근무하며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구청 주민복지과에서 근무하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사무관으로 승진해, 산격2동 주민센터로 발령났다.
북구청에서 근무하는 사무관 김아무개(54)씨도 5월부터 최근까지 회식 자리 등에서 상습적으로 ㄱ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ㄱ씨의 직속 상관으로, 업무를 볼 때 이들의 자리는 불과 5m 정도 거리였다. 김씨와 ㄱ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함께 근무해왔다.
ㄱ씨는 오랜 기간 이들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오다가 7일 자신의 직속 상관인 ㅈ(53)씨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ㅈ씨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바로 부구청장에게 보고해, 대구 북구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들은 ㄱ씨를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1일과 13일 각각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18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해 면직됐다.
배광식(52) 북구 부구청장은 “피해를 당한 여성 공무원은 평소 워낙 성실하게 일했고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바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을 하다가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명예롭게 나가는 것도 아닌데 명예퇴직을 신청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 ㄱ씨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해 이씨와 김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