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있던 교사, 당시 상황 페이스북에 글로 올려
“전후 상황 무시하고 사실관계 왜곡해 여론 몰이”
행사 참석한 학부모도 “기사가 본말이 전도됐다”
“전후 상황 무시하고 사실관계 왜곡해 여론 몰이”
행사 참석한 학부모도 “기사가 본말이 전도됐다”
“국민의례가 꼴사납다.”(일부 언론 보도)
“외국인을 연단에 모셔 놓고 우리끼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은 좀 꼴사납겠죠?”(실제 현장 상황)
지난달 28일 전북교육청이 독일의 한 수석교사를 초청한 특강 행사에서 사회를 봤던 박아무개 장학사의 말이 왜곡 보도됐다며, 현장에 있었던 한 교사가 당시 상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성식(41·전북 익산 왕궁초) 교사는 “사실관계가 많이 왜곡돼 전파되는 것 같아 참석했던 사람으로서 고심하다 글을 썼다”며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장학사는 공식적인 행사도 아니고 연수회 자리니 만큼 시간 관계상 국민의례는 생략하겠습니다. (독일인 수석교사가 이미 연단에 오른 상태이므로) ‘외국인을 연단에 모셔 놓고 우리끼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은 좀 꼴사납겠죠’라며 농담조로 청중에게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강을 앞두고 500여명이 모여 있던 강연장의 분위기는 매우 경직돼 있었는데, 장학사의 이 발언은 청중들 사이에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하며 부드러운 분위기로 강사가 특강에 들어갈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 맥락은 무시하고 ‘꼴사납다’는 말을 문제 삼아 악의적으로 기사를 게재하며 ‘국기를 모독했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분명 의도된 여론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발언을 두고 ‘일개 장학사가 국기를 모독했다’며 교총과 일부 언론은 당시 사회를 본 장학사를 징계하라는 요구와 함께 그간 거둔 혁신학교의 성과마저도 평가절하하며 전북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강을 들었던 학부모 김은자(46)씨는 “행사가 예정된 인원을 초과해 500여명이나 오는 바람에 20분 늦어졌고, 서서 듣는 분이 있을 만큼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통역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아 사회자가 그렇게 말한 것이다. 언론 보도를 접하고 함께 참석한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본말이 전도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되자 박 장학사는 지난 4일 대기발령을 받았고, 현장에 참석했던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5일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28일 독일 헬레네 랑에 지역의 알베르트 마이어 수석교사를 초청해 ‘독일 혁신학교 특강’을 열면서 국민의례를 생략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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