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된 자신의 아이를 모텔방에 두고 친구와 놀다가 결국 아이를 숨지게 한 17살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10일 자신의 아이를 숨지게 한 미혼모 이아무개(17)양에 대해 영아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양은 부산 진구 서면의 한 모텔 방안에 아들을 혼자 눕혀 놓고 18시간 동안 친구들과 디스코텍 등지에서 놀다가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8일 오전 11시 10분께 이양이 18시간째 돌아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종업원이 문을 열고 들어가 아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이는 차렷 자세로 천장을 향해 똑바로 누운 채 숨져 있는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의 기도가 막혀 있었고, 입 주변에 거품이 물려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을 탐문하다가 바로 옆의 다른 모텔에서 친구와 자고 있는 이양을 발견해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양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한 두 시간씩 두고 나갔다 와도 괜찮아서 점점 혼자 두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친구와 술을 마시려고 하는데 아이가 깰까 봐 다른 모텔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양은 지난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지난 8월 아이를 출산했다. 경남 양산에 사는 이양은 친구들과 놀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부산으로 와 일주일 정도 여러 모텔을 전전했다.
경찰은 아이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박수지 기자 yd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