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통안전위, 공청회서 주장
내년 7월께 조사 마무리 예정
내년 7월께 조사 마무리 예정
올해 7월 일어난 아시아나항공 214편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조사관들은 이 사고가 조종석 컴퓨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자동 출력 장비인 오토스로틀에 대한 조종사의 혼선이 결합돼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 조사 공청회에서 발표될 내용을 사전에 브리핑 받은 관계자들의 말을 따서 이렇게 전했다.
이 신문은 “여객기가 고도 3000피트(914m) 지점에서 오토스로틀이 작동되지 않는 상태였다는 사실을 조종사들이 깨닫지 못했다”며 “오토스로틀 상태에 대한 경보를 주목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신문은 고도를 급격히 낮추려고 조종사들이 평소보다 2배 넘게 빠른 1분당 1200피트의 하강률로 내려갔다며, 사고 2초 전까지도 출력 장비를 수동으로 전진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속도가 착륙 권장 속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내려가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오토스로틀은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입력하면 항공기가 엔진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해 정해진 속도를 유지해주는 장치다.
이 신문은 조사관들이 이번 사고를 이른바 ‘자동화 중독’ 추세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 수십년에 걸쳐 진행된 조종석 자동화가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 안전에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연구들은 조종사들이 자동항법장치에 과도하게 의존해 수동 비행 기술과 조종석 상황 인지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한편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9일 워싱턴에서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어 이 사고의 조사를 내년 7월께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초기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정보 수집, 공청회, 자료·증언 분석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7월께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는 폭설 탓에 연기됐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