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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목욕하다 2·3층서 뛰어내려 ‘날벼락’

등록 2005-09-02 23:56수정 2005-09-03 15:24

지하 보일러실 대형폭발…현장일대 아수라장
한낮에 대구의 한 목욕탕 건물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또 47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났다.

2일 오후 4시3분께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수성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의 지하 보일러실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나 이 사우나 업주 한숙임(51)씨 부부와 여대생 김지현(25·대구가톨릭대 4학년)씨 등 5명이 숨지고, 최경환 (39·대구시 수성 3가)씨가 실종됐다. 또 이영희(37)씨 등 부상자 47명은 경북대병원과 혁거세병원 등 시내 9개 병원에 나뉘어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은 폭격을 맞은 것처럼 부서져 있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 등 피해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발생 및 현장=이날 참사는 건물 지하 기름보일러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쇄폭발이 일어나면서 생겼다. 건물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건물 2, 3층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20여명이 건물에서 뛰어 내려 부상자가 많이 생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경찰 감시요원들이 3일 대구 목욕탕 폭발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경찰 감시요원들이 3일 대구 목욕탕 폭발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인근 주민 정보영(65·수성구 수성 3가)씨는 “‘펑’ 소리가 들려 집 밖으로 달려나가 보니 건물 지하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었고, 목욕탕이 있는 2층 여자목욕탕 창에서 사람들이 뛰어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다 다친 서아무개(32·수성구 수성4가)씨도 “4시께 샤워를 하던 중 ‘펑’ 소리와 함께 탈의실 쪽에서 불길이 치솟아 급히 밖으로 나가 소방사다리를 타고 대피했다”고 말했다.

폭발 충격으로 목욕탕 건물은 물론 이곳에서 100여m 안 주변 상가와 주택 등 10여 채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또 파편이 곳곳에 날아 사고 현장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목욕탕 건물 앞에 서 있거나 지나던 차량 20여 대도 폭발에 따른 불길에 휩싸여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탔다. 또 인근 지역이 정전되고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아 큰 교통혼잡을 빚었다.

인명 피해=건물 1층과 주차장에서 저녁 8시께 김지현씨 등 주검 5구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4명은 1층 미용실에 있다 폭발 충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진 미용실 주인 박순화(39)씨는 “폭발 당시 미용실에 단골손님 등 여러 명이 있었는데, 미용실 바닥이 무너져 나만 혼자 간신히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 건물 안에는 마침 계모임 등으로 사우나를 찾은 사람이 많아 인명피해가 컸다.

구조·진화 및 사고원인=폭발사고가 난 건물은 지하에 다방과 보일러실, 1층 미용실, 2∼3층 목욕탕, 4층 찜질방, 5층은 헬스장 등이 들어 있다. 하지만 재개발을 앞두고 지하다방과 4층 찜질방, 5층 헬스클럽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여서 더 큰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서 50m 떨어진 곳에 수성소방파출소가 있어 사고 뒤 1분 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해 조기진화를 했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1시간40분 만인 밤 9시45분께 큰 불길을 잡혔다.

 구조대는 사다리 등 구조장비를 동원해 사람들을 구조했고, 인근 주민들도 집 안에서 매트리스를 들고나와 구조를 도왔다.

하지만 지하 보일러실 기름탱크 부근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나고 건물 전체에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계속 나와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목욕탕 지하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불길이 치솟았다”는 말에 따라 폭발이 지하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 건물이 재개발 예정지로서 보상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세입자들이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관리부실 등도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 △김지현 △정명식(57·옥돌사우나 업주 남편) △구순옥(41·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박순이(43·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숙임

◇실종자 △최경환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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