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큰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철도민영화 문제를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학교에서 토론수업을 하려 하자 교육부가 이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교육청에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정부에서는 누차에 걸쳐 ‘철도 민영화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교직단체에서 ‘철도 민영화(사유화) 저지 공동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이는 (수업이)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의 전파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육기본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서는 계기교육 지침을 준수하도록 지도 및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 등은 일선 학교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공동수업의 제목 자체가 ‘민영화 저지’를 담고 있어 정치적으로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연우 교육부 창의교수학습과장은 “사회적 갈등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는 개인의 편견이 들어갈 수 있다. 편견이 들어간 수업을 하는 것은 교육의 중립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사가 교육의 중립성을 어길 경우 징계도 검토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전교조가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목을 그렇게 달긴 했지만 실제 수업은 일선 교사가 진행하는 것이고, 보통 계기수업은 양쪽의 입장을 설명해 주고 토론을 해 각자의 입장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반박했다. 하 대변인은 “학생들은 매스컴에 예민하고 이미 여러 사회현상을 접하고 있는데, 이를 배제하고 수업을 하라는 것 자체가 ‘죽은 교육’을 하라는 것과 같다. 시험에서도 예시문으로 사회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교육부의 조처를 비판했다.
전교조의 공동수업은 전교조 본부가 수업 자료를 누리집에 올리고, 일선 교사들이 그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사들이 좀 더 많은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송기춘 전북대 교수(법학)는 “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도록 돕는 수업이라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고 볼 수도 없고, 봐서도 안된다. 교육부의 공문은 철도 민영화 사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정부의 모습과 같은 맥락으로 비친다”고 꼬집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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