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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버너 불 붙이려다?…임대아파트 불나 50대 장애인 숨져

등록 2013-12-29 21:16수정 2013-12-29 22:12

약초 달이려다 가스 폭발한듯
대구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불이 나 50대 지체장애인이 숨졌다.

29일 낮 12시28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 영구임대아파트 13층 방에서 부탄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이아무개(55)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이씨와 함께 사는 노모 안아무개(90)씨는 인근 교회에 있었다.

소방관들이 출동했을 당시 불이 난 방에는 이씨가 반듯하게 누운 채로 숨져 있었다. 이씨로부터 1m쯤 떨어진 곳에는 휴대용 버너가 발견됐다. 불은 거실과 방, 욕실을 모두 태워 800만원가량(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씨의 요양보호사는 경찰에 “몸이 좋지 않은 이씨는 거동이 불편해 평상시에 휴대용 버너를 주변에 두고 약초 등을 끓여 먹었다”고 진술했다. 요양보호사는 평일에만 집을 방문해 이씨를 돌봤고, 일요일인 이날은 방문하지 않았다. 이씨는 혼자서는 몸을 일으키기도 어려울 만큼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는 30여년 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3급 지체장애인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방이 하나만 있는 39㎡쯤 되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다달이 지원되는 50여만원으로 어머니와 함께 지내왔다.

이씨의 어머니 안씨는 오전 10시께 인근 교회에 갔다. 안씨는 “외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휴대용 버너는 켜져 있지 않았다”고 경찰에 말했다. 소방관들이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약초를 달여 먹으려던 이씨가 갑자기 난 불을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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