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억 배임만 유죄 인정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기영)는 16일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고,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박찬구(66)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4억원의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박 회장은 2009년 6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미공개 내부 정보를 입수하고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보유 주식 262만주를 팔아치워 102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8년 11월~2011년 1월 23차례에 걸쳐 금호석유화학의 비상장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 법인자금 107억5000만원을 아들에게 빌려준 혐의 등도 받았다.
재판부는 “금호피앤비화학이 박 회장의 아들에게 대여한 107억5000만원 가운데 73억5000만원을 빌려줄 당시 회사에 충분한 여유 자금이 있었고, 이자율 또한 가중평균차입이자율보다 높은 이율을 산정했다”며 34억원의 배임 혐의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할 당시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상황 정보가 생성됐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했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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