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활동가들에게 힘과 희망 주고파”-윤혜란
“풀뿌리 활동가들에게 힘과 희망 주고파”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지원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새로운 활동가들이 비전을 갖고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달 31일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윤혜란(38·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사무국장)씨가 상금 5만달러(5천만원)를 시민운동의 종잣돈으로 내놓았다.
윤씨는 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수상 축하식에서 “풀뿌리 단체 창립 지원 및 풀뿌리 시민운동가 교육, 연구 지원 등을 위한 ‘풀뿌리 인큐베이팅’ 설립 종잣돈으로 상금을 써달라”고 밝혔다. 그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하루 아침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활동가들에게 재교육 기회를 주고 새로운 젊은 활동가들을 양성해 역량을 키워 나가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다 지치면 후회도 했는데, 현장에서 가슴을 열어보니 그들은 강한 힘을 가지고 늘 다시 일어서 오히려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며 “지역 복지 운동은 가족의 심정으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동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보다 마음, 마음보다 손, 손보다 발로 뛰는 것이 좋은 것처럼 관찰보다 애정, 애정보다 실천적 연대, 나아가 입장이 같은 것이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제 상금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활동가들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충남 천안 와이엠시에이 간사 등을 맡아 소외 계층의 삶을 보살펴온 그가 띠 동갑 후배 활동가들에게 밝히는 바람이다.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항공기 사고로 숨진 라몬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는 상으로 해마다 공무원, 공공사업, 국제 협조 증진 등의 분야에서 수상자를 뽑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법륜 스님(2002년), 애광원 김임순 원장(1989년), 빈민운동가 출신의 고 제정구 국회의원과 정일우 신부(1986년), 고 함석헌 옹(1978년) 등이 수상했다.
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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