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설과 달리 책임자 지정안해
경주시는 폭설에도 지도·감독 손놔
경주시는 폭설에도 지도·감독 손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당시 리조트 쪽은 체육관의 시설 안전관리 책임자조차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는 이번 폭설 기간에 관광단지 안 마우나오션리조트에 지도·감독은커녕 전화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0일 체육관이 2009년 9월 하중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76일 만에 지어졌지만 그동안 시설 안전관리 책임자 없이 운영돼왔다고 밝혔다. 리조트에는 각종 시설 안전관리를 맡은 자산관리사업본부 레저사업소에 직원 10명이 있었지만, 사고 당시 체육관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직전까지 56분간의 영상이 담긴 카메라를 사고 현장에서 발견해 길이 30여m의 체육관 지붕이 무대 뒤쪽부터 13초 만에 모두 무너진 사실을 확인했다.
경주시는 폭설이 시작된 9일부터 사고가 난 17일까지 리조트 쪽에 지도·감독을 전혀 하지 않았다. 10~12일 경주·울산에서는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처럼 피이비(PEB)공법(철골 구조물로 뼈대를 만들고 샌드위치 패널로 덧붙이는 방식)으로 만든 건물 지붕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경주시는 리조트 쪽에 전화도 한 적이 없었다. 박태수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담당 직원이 폭설에 주의하라는 전화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경주시는 사고 사흘 뒤인 20일부터 부랴부랴 경주지역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건축물 1078곳의 특별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경찰은 부산외대 총학생회와 신입생 환영회 행사를 진행한 이벤트업체 사이의 계약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조트 쪽과 이벤트업체가 맺은 계약서(계약금 5400여만원)는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관련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건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박종화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경주시와 설계사무소 등으로부터 인허가 서류와 설계도면 등을 제출받아 부실 공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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