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 “공사때부터 2개 뿐인듯”
설계도면엔 4개씩 사용하도록 명시
설계도면엔 4개씩 사용하도록 명시
부산외대 학생 등 10명이 숨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체육관 보조기둥에 볼트가 2개씩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설계도면에는 볼트를 4개씩 사용하도록 돼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5일 “무너진 체육관 보조기둥이 설계와 다르게 볼트가 2개씩만 설치돼 있는 것을 현장검증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체육관 건물 앞뒤에는 각각 5개씩 모두 10개의 보조기둥이 있는데, 경찰은 모든 보조기둥에 볼트가 2개밖에 없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은 “사고가 나면서 볼트가 사라졌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공사 때부터 2개밖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보조기둥에 부족하게 설치된 볼트가 체육관 붕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또 21일 마우나오션개발㈜ 등 5곳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해, 체육관의 전체 공사금액이 4억3500만원인 것을 확인했다. 체육관 건축주인 마우나오션개발㈜이 2009년 6월24일 경주시에 제출한 착공신고서에는 시공자 1억4960만원, 설계자 600만원, 감리자 200만원 등 체육관 전체 공사금액이 1억6000여만원으로 적혀 있다. 공사비가 갑절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경찰은 경주시에 신고한 전체 공사금액과 실제 공사금액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보조기둥 외에도 설계와 시공이 다른 부분이 있는지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검증 결과가 나오면 사고 원인이 자세히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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