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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마사회, 화상경마장 찬성단체 지원
대책위 “주민 갈등 부추겨” 반발

등록 2014-03-10 08:09수정 2014-03-10 08:28

상생연합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찬성 주민에 일자리·발전금 약속
대책위 “조정협의체 동의해 놓고 대화는 하지 않은 채 여론전 펼쳐”
한국마사회가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맞서 입점을 찬성하는 주민 단체가 꾸려진 데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마사회가 겉으로는 주민과의 협의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마사회를 대변하는 찬성 단체를 세워 주민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용산 화상경마장 입점을 찬성하는 ‘주민대책상생연합회’(상생연합회)가 지난달 11일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마사회는 찬성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발전금을 약속하는 등 물량 공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생연합회 회장이자 연합회를 꾸리는 데 주도적인 구실을 한 원효로2동 주민자치위원장 출신 정아무개씨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 “마사회는 입점하게 되면 주민 100명을 뽑아 용산지점을 운영하겠다며 나에게 필요한 인력 규모를 알려주고 소개를 부탁했다. 내가 추천한 30명가량이 마사회에서 취직 통보를 받았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 화상경마장 입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도 화상경마장 입점 반대운동을 해왔다.

마사회 쪽은 상생연합회 구성은 물론 ‘화상도박경마장 입점 저지 주민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의 대표성을 깎아내리는 데도 간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마사회 쪽에서 여러차례 만나자고 전화가 와서 그쪽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일자리도 제공한다고 하고 화상경마장이 들어오면 동네 행사를 할 때 재정적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상생연합회 소속으로 용산 원효로2동의 통장인 김아무개씨는 “지난달 18일 통장 식사모임에서 상생연합회가 ‘주민대책위는 주민들 대표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진정서 서명을 받았다. 이 자리에 박기성 마사회 화상경마장 지역상생협력티에프(TF) 팀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상생연합회는 지난달 14일 마사회에 공문을 보내 “우리가 실질적인 지역단체장 위주로 모임을 구성했으니, 앞으로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해) 우리와 직접 협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지난달 17일 상생연합회와도 협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가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면서 정씨는 지난 3일 주민자치위원장에서 해임됐다. 정방 주민대책위 대표는 “주민 한 사람으로서 화상경마장에 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민자치위원장, 통장 등 지역단체장 직함을 내밀며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과 무관하게 찬성 서명을 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청에 이들의 해임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가 상생연합회를 내세우면서 주민대책위와 대화를 중단하자, 주민들을 이간질하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사회는 지난 1월 주민대책위와 참여연대 등 17개 시민단체가 제안한 ‘다자간 갈등조정 협의체 구성’에 동의한 바 있다.

주민대책위에서 활동하는 홍용표(42)씨는 “상생연합회를 앞세워 주민대책위와 입점 자체를 놓고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찬성 단체를 통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주민대책위를 소수로 보이게끔 여론전을 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발전 기금을 약속한 것은 맞지만 상생협의회 구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상생이라는 마사회 방침 때문이다. 주민대책위는 입점 철회를 전제로 내걸고 있어 협의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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