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항체가 개에서 발견된 충남 천안시 풍세면의 한 가금류 농장에서 14일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를 에이아이가 조류에서 포유류로 감염된 첫 국내 사례로 보고, 인체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천안/뉴스1
천안서 AI 걸린 닭 산 채로 먹어…항체 이미 생겨
질병관리본부 “사람·다른 개 전파 가능성 없다”
질병관리본부 “사람·다른 개 전파 가능성 없다”
개의 몸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체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충남 천안의 닭(산란계) 농장에서 기르던 개 3마리 중 1마리에서 H5N8형 항체가 형성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개들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을 산 채로 먹었다.
개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체가 발견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국외에서는 2004년 타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오리 폐사체를 먹은 개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천안의 닭농장은 지난달 17일 조류인플루엔자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사육 중이던 닭을 모두 살처분했다.
이번에 감염된 개는 몸 안의 면역력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이겨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항체가 이미 생겼기 때문에 이 개를 통해 다른 개가 감염되거나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은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개 농장 주인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미 한달 가까이 인플루엔자 감염 증상이 없다. 감염됐다면 일주일 안에 증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현재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조류에만 주로 감염을 일으킨 H5N8형 에이아이가 종의 장벽을 넘어 개에까지 감염을 일으킨 특이한 사례다. 국내에서는 2003~2004년과 2006~2007년 H5N1형 에이아이 유행 당시 이를 살처분하던 사람들 10명에게서 아무런 증상 없이 H5N1형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체가 발견된 적이 있기는 하다. 이들 역시 이번 개와 마찬가지로 무증상 감염으로 판명됐다.
오명돈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조류에서 돼지로 혹은 사람으로 종의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학문적으로 조류에서 개로, 혹은 개에서 사람으로 옮아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마치 에이아이가 개를 통해 사람으로 옮겨지는 것인양 성급한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천안/전진식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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