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쌍용차 회계조작 단정 어렵다”
법원의 ‘해고무효 판결’과 다른 논리

등록 2014-03-18 21:55수정 2014-03-19 08:33

경영진·회계법인 등 무혐의 처분
서울고법은 “부당하게 과다계상”
쌍용자동차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려고 회사 손실을 부풀렸다는 ‘회계조작’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달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부당하게 과다계상됐다’며 해고 무효 판결을 한 서울고법의 논리와 상당히 다른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송규종)는 회계를 조작해 고의로 손실을 늘렸다며 ‘외부감사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이유일(71)·최형탁(57) 쌍용차 전·현직 대표이사를 무혐의 처분했다고 18일 밝혔다.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안진)과 실무 회계사도 혐의를 벗었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등은 2012년 2월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던 2009년 1월 안진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유형자산 손상차손 5177억원이 회계조작으로 산출됐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액 산출 때 회수 가능가액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해 회사의 부채비율을 561%로 높였다”며 회사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은 설비 등 유형자산의 처분가치 계산 때 발생하게 될 손실로, 예컨대 특정 차종 생산라인의 수명·활용도 따위를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크게 증감한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유형자산 손상차손 계상 때 쌍용차 쪽이 △출시 계획·개발 중인 신차종의 향후 생산에 따른 추정 이익을 누락하고 △구차종은 조기 단종 등을 전제해 자산가치를 줄였다는 게 노조 쪽 주장이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신차종은 추가 개발비 지출 여력이 불투명했거나, 실제 생산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를 제외한 회계자료가 거짓 작성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구차종은 더 생산하더라도 사용가치가 늘어 손상차손을 줄일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쌍용차 쪽과 금융감독원의 주장·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인 결과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매출액 급감 탓에 재무 상황 악화, 쌍용차 회생 계획의 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신차 등을) 유형자산 손상차손액 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7일 서울고법이 쌍용차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노조 손을 들어주며 제시한 판단(<한겨레> 2월8일치 1·5면)과 크게 다르다. 당시 법원은 “2010년까지 (6개 구차종 중 4개의) 차종 단종을 예상하며 (2013년까지) 후속 생산될 신차의 판매 수량을 전면 배제한 것이 타당하다 보기 어렵다”거나 “구차종 생산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현금 흐름이 과소평가돼 손상차손 규모의 적정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2010년 이후에도 계속 경영하겠다는 기업의 회계로는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노조 쪽 법률대리인인 장석우 변호사는 “검찰은 ‘보수주의적 회계’를 강조하는데 지금은 예상 가능한 최선의 추정치를 반영하라는 게 회계 원칙”이라며 “특히 구차종 생산을 더 할수록 손상차손이 외려 증가한다는 금감원 의견을 인용했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실장은 “서울고법이 수개월에 걸쳐 판단한 사안을 검찰이 최근에야 전·현직 대표를 불러 조사하는 형식만 취하다 결국 무혐의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