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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철도노동자를 지켜주세요”…전국 1천곳 ‘1인시위 물결’

등록 2014-03-19 20:38수정 2014-03-19 22:37

노조원 이외 시민·각계인사도 동참
코레일 소속별 5~10% 전보 방침
파업참여자들 이례적 대상 올라
“내가 전보될까 불안감에 멘붕”
노동계 “사실상 징계성 강제전출”
“어제 교대를 마치고 동료들끼리 밥을 먹으러 가는데 한 동료가 회사에서 온 문자를 받았어요. ‘전출 대상자이니 면담을 받으라’는 내용이었죠. 일순간 다들 조용해졌죠. 미안하고 불안했습니다.”

2005년부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구로차량기지에서 일해 온 이근조(37)씨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역 기차 맞이방(대합실)에 손팻말을 들고 섰다. 그는 “동료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함께 철도파업에 참여했던 구로차량지부 동료 180명 가운데 20여명이 코레일의 ‘계획전보’ 대상이 돼 낯선 일터로 떠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씨와 나란히 서서 ‘철도파업 정당하다, 노조탄압 중단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이씨의 입사 동기 이성희(42)씨도 “기준도 없는 전보조처에 직원들은 ‘멘붕’ 상태다. 대상이 나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떤다”고 전했다.

철도공사 노동자들은 그동안 역내근무직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 때까지 한 곳에 머물며 일해 왔다. 그런데 지난 파업 뒤 회사 쪽이 갑자기 ‘순환근무 방침’을 내걸고 각 소속별로 5~10%에 이르는 직원들을 전보조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태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철도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계획전보는 사실상 징계성 강제전출”이라며 “노하우와 팀워크가 중요한 업무들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마구잡이 전출을 하다간 자칫 철도안전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뿐이 아니다. 노조가 파업을 접은 뒤 코레일은 지난달 27일 파업참여자 130명을 해고하고 284명을 정직하는 등 무더기 징계처분을 내렸다. 287억에 달하는 손해배상 가압류를 철도노조에 청구하기도 했다.

19일 하루 동안 전국 철도역사 600곳, 주요 도심 400곳에서는 코레일의 보복성 징계와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든 철도노조 조합원과 시민, 각계 인사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경기도 의정부 회룡역에서 손팻말을 든 홍희덕 진보정의당 전 의원은 “여야 중진의 중재로 파업을 접었는데 이런 식으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 철도민영화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약속대로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손팻말을 든 이지완(20·이화여대 사학과 2)씨는 “철도부터 시작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 공공부문이 민영화되는 것이 답답해 나왔다”며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어려운 조건에서 싸우고 있는데 철도민영화 문제가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철도노조는 이번 1인 시위에 이어 철도민영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기 위해 지부별 천막농성 등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일선 조합원들에게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는 계획전보에 대해서는 사쪽의 ‘전보 면담’을 거부하고, 오는 28일 전국의 철도기관사들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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