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전국 규모 첫 실태조사
100명당 2.7명 다시 시도해 사망
6070세대 자살률, 10대의 3배
남성이 여성보다 1.9배 높아
주된 이유는 우울증·스트레스
100명당 2.7명 다시 시도해 사망
6070세대 자살률, 10대의 3배
남성이 여성보다 1.9배 높아
주된 이유는 우울증·스트레스
자살을 한번이라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할 위험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07∼2011년 자살을 시도해 병원 응급실을 찾은 8848명 가운데 실제 자살한 사람이 236명(2012년 12월31일 기준)이라고 1일 밝혔다. 자살 사망자는 시도자의 2.7%다. 각종 변수를 고려해 표준화하면 한해 자살시도자 10만명에 대략 700명꼴로 자살한 셈이다. 이 수치는 전체 자살률인 인구 10만명 당 28.1명에 견줘 약 25배 높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11년 제정돼 지난해 2월부터 효력이 발생한 자살예방법을 근거로 5년마다 실시되는 것으로, 이번이 전국 규모로 이뤄진 첫 자살실태조사다.
나이대별로 분석해 보면 노인층의 자살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와 70대 자살 시도자는 10대보다 자살 위험이 각각 3.6배, 3배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1.9배 높았다. 자살 사망자는 남성의 경우 정신질환과 상해, 여성은 정신질환이나 소화기계 질환으로 사망 1년 전부터 평소보다 병의원을 찾은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정신질환과 상해를 이유로 병의원을 찾은 비율이 각각 50%, 35% 늘었고 여성 자살자는 정신질환과 소화기계 질환이 각각 52%, 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연구를 맡은 안용민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이 자살에 앞서 소화기계 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찾은 것은 정신질환이 상당수한테 소화장애나 통증과 같은 증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려고 병원을 찾은 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징후도 나이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20대 이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살 관련 문구 등을 올리고, 30∼40대는 음주가 심해지며 가족과 갈등이 많았다. 50∼60대는 가족한테 부담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나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시도자 1359명을 심층면담해보니, ‘우울감 등 정신 증상’이 37.9%로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대인관계에 따른 스트레스(31.2%), 경제적 문제(10.1%), 고독( 7.1%), 신체 질병(5.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규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이번 실태조사로 자살 시도자의 사망 위험성이 일반 국민에 견줘 매우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들과 함께 취약계층 노인 등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지원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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