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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예종 교수 자릿값은 3억?

등록 2014-04-04 20:04수정 2014-04-05 14:23

무용원 교수직 놓고 돈 주고받아
“총장에 건네겠다” 억대 배달사고도
검찰, 2억 받은 무용원장 등 4명 기소
한예종 잇단 비리에 쇄신안 마련중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 자리를 놓고 3억원 넘는 ‘뒷거래’가 이뤄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억대 ‘배달사고’도 밝혀졌다. 그러나 검찰은 감사원이 넘긴 이 학교의 입시비리 의혹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교수 채용을 바라는 당사자에게서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김현자(67) 전 한예종 무용원장을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또 한예종 총장에게 교수 채용 대가로 전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제3자 뇌물취득 등)로 조희문(57) 전 영화진흥위원장도 구속기소했다. 교수로 채용되려고 이들에게 모두 3억2000만원을 건넨 정선혜(49) 전 한예종 무용원 교수와 남편 김남호(55) 전 상명대 교수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설명을 종합하면, 김 전 원장은 2011년 2월 전임교수 신규 공개채용 계획을 세운 뒤 상명대 교수이던 제자 정씨에게 지원을 권유했다. 이어 김 전 원장이 심사위원 추천 등을 주도한 공채 결과 정씨는 2011년 9월1일 전임교수(부교수)로 채용됐다. 김 전 원장은 그 직전인 2011년 8월께 인사하러 찾아온 정씨에게 “총장님에게 5개 정도는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후 정씨는 남편 김씨와 함께 김 전 원장을 집으로 찾아가 2억원이 든 통장을 건넸다.

정씨의 남편 김씨도 백방으로 뛰었다. 2007년까지 상명대 동료 교수였던 조 전 영진위원장이 박종원 당시 한예종 총장과 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알게 된 김씨는 부인 채용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일자, 조씨에게 “총장에게 잘 말해달라. 잘 되면 인사드리겠다”고 부탁했다. 실제 조씨는 박 총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김 전 원장에게 억대 통장을 건넨 2011년 8월께 조씨에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며 2000만원을, 두달 뒤엔 “총장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며 1억원을 각각 건넸다.

이에 검찰은 박 전 총장 관련 계좌를 추적했으나 뒷돈이 흘러들어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위원장, 김 전 원장 등에게서 박 전 총장쪽으로 돈이 건너간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2년 동안 교수로 일하다가 지난해 10월 재임용을 거부당해 현재 이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통해 한예종 무용원의 ㄱ교수가 2012년 신입생 선발 때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려고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넘긴 자료를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연구보조원 인건비 5800여만원을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결제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 2월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예종 미술원 이종호(57) 교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한예종은 채용·금품 등 비리가 잇따르자 지난달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며 외부 인사들로 ‘학교비상쇄신위원회’를 꾸려 운영 중이다. 한예종 최준호 기획처장은 “국립대의 명예를 걸고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원철 유선희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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