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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정거래의 죽음…그는 이제 대기업 증거조작과 싸운다

등록 2014-04-04 20:37수정 2014-04-05 14:20

천안의 생수업체 마메든샘물 김용태 사장이 2일 하이트진로음료가 ‘공정거래’의 증거로 제시했던 충북 청원군 시원샘물 공장의 경비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진로음료 쪽 증인은 “2008년 당시 시원샘물에 생수 가격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원샘물은 2005년부터 당시까지 폐업 상태였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천안의 생수업체 마메든샘물 김용태 사장이 2일 하이트진로음료가 ‘공정거래’의 증거로 제시했던 충북 청원군 시원샘물 공장의 경비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진로음료 쪽 증인은 “2008년 당시 시원샘물에 생수 가격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원샘물은 2005년부터 당시까지 폐업 상태였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2012년 공정위 앞 25t 트럭시위의 주인공 김용태
2012년 한 중소 생수업체 사장이 서울 서초구 반포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앞에서 도로 점거시위를 벌이며 세상에 알려졌던 하이트진로음료(진로음료)의 불공정 거래 행위 논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공정위가 지난해 7월 진로음료의 불공정 행위를 인정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진로음료는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천안에서 시장점유율 1위였던 생수업체 마메든샘물은 2008년 7월 대리점 11곳 중 9곳을 잃었다. 대리점들은 한꺼번에 진로음료로 옮겨갔다. 공정위 조사 결과를 보면, 진로음료는 건너온 대리점들에 2008년 8월부터 1년간 18.9ℓ 생수 한통당 673.6~912.3원에 공급했다. 일반 대리점 공급가격(2500원)보다 훨씬 낮은 값이다.

일정 기간 손해를 보더라도 제품을 싸게 넘겨 경쟁업체의 시장을 빼앗고 자금력이 딸리는 중소업체를 파산시키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시장 확대 전략이었다. 마메든샘물 김용태(53) 사장은 “진로음료가 부당염매 행위(원가 이하로 싸게 파는 것)로 경쟁업체 대리점을 빼앗고 경쟁업체를 파산 위기로 몰았다”며 2010년 공정위에 제소했다.

공정위는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지난해 7월 뒤늦게 진로음료 쪽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의 높은 생수 가격 때문에 대리점주들이 자발적으로 건너온 것”이라고 맞서며 행정소송을 벌였는데, 법정에 위조 증거를 제시하거나 위증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2007년부터 천안지역 대리점 매수 전략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는 진로음료 전아무개 차장에 대해 진로음료 쪽은 당시 전 차장이 대구에서 근무했다며 재직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2007년 천안에서 석수앤퓨리스 대리점을 운영한 한 대리점주는 <한겨레>에 “전 차장은 2007년 천안 지역 대리점 확장을 위해 이곳을 자주 다녀갔다”고 밝혔다.

진로음료는 지난 1월 손아무개씨 등 (마메든샘물에서 진로음료로 옮겨간) 대리점주 2명을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대리점주들이 2008년 진로음료로 옮겨오기 전 농협샘물과 시원샘물에도 납품 가격을 문의했다”고 밝혔다. 진로음료의 회유 때문이 아니라 자체 시장조사를 통해 옮겨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농협샘물은 2007년 11월30일, 시원샘물은 2005년 11월10일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조세팀장은 “대기업이 불공정하게 중소업체의 시장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재판부를 위조 증거로 속이려 했다면 불공정 막장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로음료는 “위조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 결과를 봐달라”고 해명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1일 선고 예정이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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