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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칠곡 계모’, 의붓딸들 학대할 때 친딸은…

등록 2014-04-08 18:25수정 2014-04-09 19:32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여자 어린이 사망 사건의 언니가 재판부에 보낸 탄원서. 자신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는 내용 등이 쓰여 있다. 2014.4.8 /연합뉴스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여자 어린이 사망 사건의 언니가 재판부에 보낸 탄원서. 자신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는 내용 등이 쓰여 있다. 2014.4.8 /연합뉴스
첫째·셋째는 모진 구박…자신이 낳은 둘째는 안 괴롭혀
둘째딸, 언니·동생이 벌설 때 엄마 몰래 먹을 것 갖다줘
지난해 8월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계모의 의붓딸 학대 사건은 현대판 장화홍련전을 떠올리게 한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임아무개(35)씨는 자신이 낳은 둘째 딸(10·초4)은 괴롭히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 김아무개(37)씨가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아 데려온 첫째 딸(12·초6)과 셋째 딸(사망 당시 8살)에게는 모질게 대했다.

8일 경찰과 검찰 등의 말과 첫째 딸의 진술을 종합하면, 임씨는 두 의붓딸에게 청양고추를 먹이고, 계단에서 밀어 넘어뜨렸다. 뜨거운 물을 몸에 부어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벌을 세우며 밥을 주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도 언니와 동생에게만 손찌검을 했다.

둘째 딸은 언니와 동생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밥을 먹지 못하고 벌을 서고 있는 언니와 동생에게 엄마 몰래 먹을 것을 갖다 주기도 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에서도 학대 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는 않았다.

셋째 딸은 지난해 8월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장기 손상이었다. 임씨는 경찰에서 첫째 딸이 범인이라고 했다. 동생과 서로 인형을 갖겠다고 싸우다가 첫째 딸이 동생의 배를 발로 수차례 짓밟았고, 자신은 싸움을 말리며 배를 한차례 주먹으로 때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첫째 딸도 “엄마 말이 맞다”고 진술했다. 진술이 일치하자 경찰은 지난해 10월 임씨를 구속하고, 첫째 딸을 소년법원에 송치했다. 김씨도 일삼아 두 딸을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반전이 일어났다. 그동안 자신이 동생을 때렸다고 말하던 첫째 딸이 법원에서 ‘엄마가 강제로 거짓 진술을 시켰다’고 털어놓았다. 첫째 딸은 “엄마가 10여차례 동생의 배를 발로 짓밟았고, 나는 동생을 때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첫째 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임씨에게 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을, 아버지 김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첫째 딸은 재판부에 ‘아줌마(계모)를 사형시켜 주세요’라고 편지를 써 보냈다.

첫째 딸은 지난달 양육권이 친모로 넘어가면서 임씨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2012년 5월 계모와 함께 살기 시작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11일 오전 10시 대구지법에서는 계모 임씨와 아버지 김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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