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심 깨고 돌려보내
남의 차를 얻어 타다 사고를 당했다면 상대 차량의 보상도 100%를 받을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교통사고로 숨진 정아무개(당시 24)씨의 어머니인 조아무개(58)씨가 상대 차량 보험사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상대 차량의 배상 책임을 100%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다.
정씨는 2010년 4월 남자 친구의 승용차에 타고 가다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로 숨졌다. 남자 친구와 상대 차량 운전자의 잘못이 섞여 있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정씨 쪽은 남자 친구와 상대 차량 운전자 양쪽에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호의동승’이 문제가 됐다. ‘호의동승’이란 서로 간에 호의로 차에 탄 경우 운전자의 사고 책임을 100% 인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법이론이다. 재판부는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 제한은 탑승 차량 운전자뿐만 아니라 상대 차량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원심은 “호의동승은 피해자와 운행자 사이의 인적·내부적 관계에 의한 것인 만큼 상대 차량에는 적용될 수 없다”며 상대 차량의 배상 책임을 100% 인정해 7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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