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에 가입한 뒤 가짜로 병원에 입원하는 방법으로 10년 동안 17억원의 보험금을 챙긴 일가족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9일 보장성 건강보험에 가입한 뒤 일삼아 병원에 허위 입원해 치료비 등으로 보험금 17억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이아무개(5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씨의 남편 서아무개(62)씨 등 일가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02년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10년 동안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고혈압, 당뇨, 위궤양 등의 병명으로 부산과 전남 목포 등지의 병원 44곳에 가짜로 입원한 뒤 26개 보험사한테서 17억원가량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이씨 등은 대부분 직장이 없었지만 입원하면 하루에 7만~63만원까지 지급되는 값비싼 건강보험에 가입한 뒤 여러 가지 병명으로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내어 보험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등은 보험사가 과거 병력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노려, 보험사에서 받은 보험금으로 다시 보험료를 납입하는 방법으로 보험사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력조직원이었던 조카 김아무개(37)씨가 이씨 등한테 보험사기 수법을 알려준 것으로 보고 이들의 여죄를 캐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