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금품요구를 거부한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빌라 앞./연합뉴스
지난달 서초구에서 20대 여성 살해한 공익근무요원
살해 순위 ‘어린이-여성-노인’ 순으로 수칙 세워놔
흉기로 얼굴 찌르고 벽돌로 내리치는 등 수법 잔혹
살해 순위 ‘어린이-여성-노인’ 순으로 수칙 세워놔
흉기로 얼굴 찌르고 벽돌로 내리치는 등 수법 잔혹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자해 소동을 벌인 공익근무요원이 ‘롤모델은 유영철’이라며 행동 수칙까지 정해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강도살인과 살인예비, 절도 혐의로 공익근무요원 이아무개(2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지난해 1월 인터넷으로 여러 흉기와 둔기를 샀고, 지난 1월에는 “언제라도 살인 할 수 있게 몸을 단련하고, 살해 순위는 애새끼들, 계집년, 노인,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순이다. 롤 모델은 유영철이고 7명을 죽인다”는 등의 12개 행동 수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2월에는 자신의 근무지에서 공익근무요원들을 관리하는 공무원 고아무개(32)씨를 살해 대상으로 정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1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현관 입구에서 김아무개(25)씨의 얼굴을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 머리를 20여회 내리쳐 살해했다. 이씨는 전날 근무지인 경기 김포시의 한 주민자치센터를 무단 이탈한 일로 어머니와 다툰 뒤 평소 보관하던 가스총을 갖고 집을 나왔다. 가출 비용을 마련하려고 강도짓을 하려다 김씨가 반항하자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며 자해 소동을 벌이다 붙잡혔다.
이씨는 2012년 12월 현역병으로 입대했지만 군 생활 중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김포시청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시청에서도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 김포의 한 주민센터로 발령받았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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