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제사건 196건 지문 재검색
당시 미등록 미성년 109명 붙잡아
당시 미등록 미성년 109명 붙잡아
“5년 전 특수절도 혐의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지난 3월27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의 한 고시원에 살고 있는 손아무개(20)씨에게 ‘날벼락’처럼 경찰이 찾아왔다. 손씨는 ‘15살 가출소년’이던 2009년 9월 새벽, 의정부의 한 마트 창문을 깨고 들어가 25만원을 훔치는 등 모두 9차례에 걸쳐 근처 식당과 상가 등을 돌며 310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쳤다. ‘전문 털이범’이 아닌 손씨는 현장 이곳저곳에 지문을 남겼지만, 지문 등록을 하지 않은 미성년자였던지라 경찰 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찰이 ‘절도 미제사건 현장 지문 재검색’에 나서면서, 성인이 된 손씨는 5년 만에 어린 시절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손씨는 “어린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지만 2011년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마음을 다잡았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도 마쳤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일하며 동생을 돌보고 있다.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지만, 범행 자체를 없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는 지난달 3일부터 절도 미제사건 196건에 대한 현장 지문을 다시 검색한 결과, 피의자 151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손씨 등 16명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나머지 피의자들의 신원은 관할 경찰서에 통보했다. 151명 중 109명(72.2%)이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다. 외국인도 22명(14.6%)에 이르렀다. 경찰은 “미성년자는 성인이 된 뒤 지문을 등록하면서, 외국인은 다른 범죄를 저질러 지문이 등록되면서 과거 범행이 드러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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